일상에서 시작되는 부부싸움, 그러나 일상적이지 않은 싸움
부부갈등의 시작은 서로의 습관이나 생활방식에서 시작됩니다.
사소한 말다툼에서 시작하지만 결국은 소리를 지르고 집안 살림을 던지고 부수는 싸움에 이르기도 하지요.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이유를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은 먹고 치우고 집안을 정리하는 일상적인 생활 속 갈등이 많습니다.
30여 년간 다른 가정환경에서 각자 살아온 부부의 성격이나 생활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거지요.
8시까지 들어와서 오늘은 아이랑 놀아주기로 해놓고,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겼다며 늦게 들어오는 배우자.
“퇴근 후 집에 10시까지 오기로 해놓고 12시가 넘었는데 전화도 안 받고 왜 안 들어오는 거야?”
“맨 날 밥은 내가 해야 되냐, 당신은 뭐 하는 사람이야”
“왜 맨 날 잔소리야. 나를 남편으로 인정해주지도 않으면서”
싸우게 되는 일상 소재들은 며칠 지나면 기억도 안나요.
먹던 물 잔을 책상 위에 두어 누군가가 꼭 씽크대로 치워야 하거나 입던 옷이 방바닥에 그대로 누워있거나
양발이 뒤집혀진 채로 거실에 있기도 하지요.
이런 일상이 싸움의 주제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소소한 문제 같지만, 배우자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인정과 자존심’을 걸고 이야기하다보면 결코 사소하지 않은 감정의 문제로 번지기도 해요.
그런 일상적이고 때로는 사소한 생활태도의 차이로 인한 갈등이 켜켜이 쌓이면 마음속에 빨간 불이 들어옵니다.
‘또 또, 또 그러네’
먹은 물잔은 씽크대에 놓으라고 1-2번 좋게 말로 했는데도 물 잔이 책상위에 있으면, 그 다음부터는 속이 부글부글하면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습니다.
처음에는 “여보, 먹던 물 잔은 싱크대에 놔줘”
또는 “오늘은 8시까지 들어온다고 하더니, 약속을 안 지키고 그래.”
이런 수준에서 대화가 이어지다가 급기야는
“당신은 꼭 물 먹고 이렇게 책상위에 그대로 올려둬야겠어? 자기 물건 정리도 못하고.당신이 약속 안 지킨 게 한 두 번이야. 말 만하고 지키지를 않으니 믿을 수가 없어. 왜 나만 날마다 애를 돌봐야 하는데. 당신은 부모 아니야? 나 혼자 아이 낳았어?”
“그런 당신은 아이들을 얼마나 잘 키운다고 그래.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번다고 회사 다녀봐야 맨 날 힘들다 피곤하다는 소리만 입에 달고, 나도 사회생활 하다보면 눈치보고 얼마나 힘든지 알아?”
말이 험해지기 시작하면 말다툼이 아니라 부부싸움으로 번집니다.
처음에는 약속을 안 지킨 것에 대한 지적에서 비난으로, 남편으로 아내로 엄마로 아빠로 역할을 잘 못한다고 무시하다가, 급기야 싸우게 되지요.
그간 쌓였던 서운함이나 화까지 모아져서 ‘감정이 격해지면’ 주변에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아요. 일단 내 억울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상대 배우자에게 쏟아내게 됩니다.
갑자기 화가 ‘훅’ 올라온 상태에서는 두 사람이 이성을 잃고 막말대잔치를 벌리게 될 수 있어요.
아이들 앞에서 싸우는 것이 자녀정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잘 알지요. 그런데 화가 나고 이성을 잃다보면 자녀들 앞에서 소리 지르고 싸우는 경우도 다반사예요.
부모가 싸우면 아이들은 자기가 잘못해서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불안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그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인해 아이들은 소리에 매우 민감해지기도 하지요.
화가 나서 큰소리를 지르게 될 것 같으면, 이렇게 해보세요.
먼저 부부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게 싸우게 될 것 같은 빨간 불이 느껴지면, 이렇게 해보세요.
예를 들어볼게요.
1. 먼저 심호흡을 천천히 3번 합니다. 심호흡은 분노로 인해 거칠어진 호흡을 가라앉혀 주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줍니다. 싸울 거 같으면 3번 심호흡을 하세요. 3번이 어렵다면 한 번도 좋습니다.
2. 심호흡을 하기 전이나 하고 나서 바로, 한 사람은 안방으로 다른 사람은 거실이나 서재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마음 속의 불을 잠재우는 휴지기를 갖습니다.
3. 대화가 필요하거나 싸울 일이 있다면, 아이가 없는 시간이나 두 사람이 집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 정도를 할 수 있는 부부라면 오케이입니다. 만약 힘들다면 부부 상담이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이건 하나의 예이고, 부부마다 적절한 약속을 만들어서, 해보시면 어떨까요?
약속을 어겼을 때 벌금 1만원을 내고 모아서 맛있는 것을 사먹어도 좋을 거 같아요.
너무 감정이 격양된 상태에서의 대화는 마른 장작에 불 지르기와 같으니, 잠시 휴지기를 갖고 대화를 하세요.
내 안의 분노나 미움의 감정을 거르지 않고 뱉어내고, 나중에 배우자와 자녀에게 미안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곧 후회하게 되어요.
무엇이 나의 문제이고 무엇이 배우자의 문제인지,
지금 이 문제 외에 다른 자각하지 못한 불만이 쌓여있을 수도 있어요.
배우자가 아닌 부부의 부모나 가족에게 불만이 있는지, 경제적인 문제인지 돌아보면서 이야기해도 좋아요.
지금 싸우는 이 문제로 화가 났다기 보는, 그간 마음속에 무의식적으로 쌓아둔 문제가 폭발하여 싸우게 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순간의 격양된 화를 누그러뜨리고 이야기해도 부부싸움의 절반 이상은 줄일 수 있어요.
다음 6화 글에서는 "엄마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요"에 대해 나눌게요.
혹시 오늘 글에서 공감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읽고 마음을 함께 나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