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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티스트 Aug 31. 2016

떡볶이 한 접시 속 개똥철학.


만약 이 세상에서 떡볶이를 만드는 가게와 달인들이 사라진다면?

저에게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상황 입니다. 그런 생각 조차 하기 싫은 상황을 가정하며

비가 내리는 오늘 오후. 내 스스로가 떡볶이 명인으로 빙의해 봅니다.

떡볶이를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인터넷만 뒤져도 많죠.)

스스로의 힘으로 제작부터 완성까지 해내기로 결심 합니다. 

자 요리 순서를 알아 봅시다.


1.떡을 물에 불린다.

2.불리는 동안 말린 버섯과 멸치로 육수를 끓인다.

3.고추가루 맘대로~ 간장 1스푼, 물엿 1스푼, 이 것 저것 투척~

 

다진 마늘이 들어가면 더욱 좋구요.

4.육수가 어느 정도 끓었다 싶음 멸치를 건져내고 만들어 놓은 소스 투척!

5.오뎅과 기타 등등의 재료들을 먹기 좋게 칼질한 후  투척


"오! 칼질도 할 줄알아? 너 꿈이 뭐니?"


"전 이세상에서 가장 가정적인 현모양부가 되는 게..."


준비해 놓은 각 종 재료들을 넣고 펄펄 끓이다 보니 어느 덧 내 코를 자극하는 보기에도 군침이 도는 

빽티스트 표 떡볶이가 팜므파탈 급 교태를 부리며 저를 유혹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완성 된 세상에 둘도 없는 only one떡볶이가 완성 됩니다. 떡볶이를 자급자족해서 먹다 보니

문득 예전에 봤던 사주가 떠오릅니다.


"음 자네는 사주에 인성이 많군."


"인성이요? 하하하. 제가 또 한 인성 하죠.."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사주에 엄마가 많다고."


???


우리 엄마는 김씨 성을 가진 김 여사 한 분 뿐인데...

여기서 잠깐. 사주 상식을 알아 가죠. 사주에서 인성이란 정인과 편인으로 구성된 십성.

정인은 어머니, 혹은 문서재산, 자격증을!

편인은 계모 혹인 현금화 여러운 문서를 의미 하죠.

다시 말해서 사주에 인성이 많다는 것은 어머니가 많다는 것.

현실에 맞게 설명하자면 가만히 있어도 챙겨주는 이가 많으니, 게을러 터지고 자립심이 부족한 상태가 된다 말할 수 있겠습니다.


주변에 챙겨주는 이가 많다라...

인복이 많다는 것이니 이 얼마나 복 많은 사람입니까? 

하지만 삼 십 사년. 제 인생의 경험으로 보아 절대 좋지만은 않은 불편한 진실.

스스로 무언가를 하기 전에 누군가 챙겨주니....쩝. 물론 세상 일이라는 건 늘 양날의 칼과 같죠.

도와주는 이가 없으면 그 만큼 악착같이 살아가야 하니 부지런해질 것이고, 도와주는 이가 많으면 삶이 편하게 흘러가긴 하겠지만 그 만큼 본인의 자립력은 제로로 회귀하겠죠.

이 둘중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늘 남이 해주는 떡볶이를 먹어 왔던 나. 떡을 입에 밀어 넣었을 때 오는 기쁨과 포만감. 

그 것이 직접 만들어 먹어보니 기쁨 두 배 축협이 되더군요!(이 광고 모르시는 분은 그냥 패스...)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얻어진 결과물로 얻는 행복. 내가 만든 떡볶이를 누군가 먹으며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에서 오는 또 다른 행복.

받기만 하고 베풀 줄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행복이었습니다. 떡볶이 아주머니에게 떡볶이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당연한 일. 하지만 그 것을 직접 해 봄으로써 깨달음을 얻은 하루가 되었습니다.


학습지 광고의 카피문구가 생각 납니다.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


34살. 빽티스트 어린이는 늦은 나이에 인생에 있어서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진리를 깨닫습니다.

신체의 성장은 멈춘지 오래지만, 아직도 우리들은 자라고 있나 봅니다.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 말 입니다.


ps~ 오늘 만든 떡볶이로 이따 가족들에게 마루타를 할 예정 입니다.

먹어? 어서 먹으라고? 맛있지? 맛있다고 말해!!! (그런데 진짜 맛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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