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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Oni Jun 25. 2021

그때그 시절우리 그리고 결혼

25 - 30

"젊은 부부" 요즘 시대에 비하면 젊은 부부라는 말이 우리를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요즘은 결혼을 하는 연령이 예전에 비해 늦다 보니 생기는 말이겠지만 세상에 우리 부부와 같은 젊은 부부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는 대학교 같은 과 같은 반 선후배였다. 내가 군대를 복학하고 아내는 1년 휴학을 해서 만나지 못할 학번의 관계였는데 함께 2학년부터 4학년까지 같이 다니게 되었다. 

30명 정도 되는 과 동기들은 모두 4학년쯤 됐을 때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가족처럼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게 되었다. 

이때 내가 아내에게 고백을 했던 때였다. 4학년 1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이런 사람이라면 함께 할 때 항상 행복하겠다. 싸움이 없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고백을 하고 그때 그 시절 우리는 풋풋한 대학교 cc로써 행복한 연애를 하며 서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함께 노력했다. 

아내를 만나기 전 항상 결혼은 하지 않을 거야 해도 30대 중반에 할 거야 하던 내 생각은 연애 3개월 만에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해서 평생 함께 해도 정말 좋겠다.' 생각했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연애를 한 번도 못해본 사람이라 콩깍지가 강력하게 씌었네  바로 결혼할 생각을 하다니.. 생각한다면 항상 연애를 해왔기 때문에 이런 사람이라면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느꼈던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ㅎㅎ


그렇게 연애 3개월 만에 아내와 결혼을 결심했다.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한 지 5개월쯤 됐을 때 장인어른에게 결혼 얘기를 꺼냈고 아내가 25살이 되었을 때 결혼을 해도 좋다고 허락을 받게 되었다. 

결혼 허락까지 쉽지 않았다. 장인어른의 눈물.. 아내의 눈물.. 그리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도 내가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아야 했다. 하지만 장인어른은 나의 능력과 우리 집안 아무것도 보시지 않으셨고 아내가 좋다면 본인도 좋다고 하시며 결혼을 허락해 주셨다. 


정말 좋은 장인어른 장모님 그리고 우리 부모님 형 모두가 우리의 결혼을 축복하고 이해해 주셨다.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두 어린 학생이 결혼을 하겠다니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능했다 생각이 든다. 


어느덧 결혼한 지 5년이 지났다. 

우리에겐 그 사이 딸, 아들 두 아이가 생겼고 4인 가족이 되어 고향을 떠나 타지에 올라와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 자리를 잡고 이렇게 살고 있는 것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나를 믿고 따라와 준 내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다.

25살에 나를 믿고 올라와준 아내 본인의 꿈이 누구보다 컸지만 아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아내

친구 하나 없는 타지에서 남편과 아이를 보며 묵묵히 집안을 지켜주고 있는 내 아내

그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지 알기에 가끔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미안하고 먹먹해진다.

지금 우울하지 않을까? 감정은 괜찮을까? 아이들의 감정을 다 받아주면서 본인의 상태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일을 하는 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똑같이 육아를 도와준다고 하지만.. 나가서 일을 하는 나보다 더 힘들 것을 알기에 

내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첫째를 온전히 하루 종일 케어해 봤던 경험이 있기에 더욱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육아휴직을 할 때는 아이가 한 명이었지만. 지금 아내는 두 아이를 보면서 하루하루 힘든 생활을 불평 없이 묵묵히 이겨주고 있음에 너무 고맙다.


나는 회사에 나가서 일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고 돈 벌기 위해 고생한다고 하지만.. 육아에 비하면 이건 차라리 쉬는 수준이니까 회사에 나오면 일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얘기도 하고 바람도 쐬고 하면서 나름 상대적 힐링을 하게 되니까 육아를 하는 아내가 너무 안쓰럽고 걱정된다. 


나를 믿고 지금까지 따라와 주고 있는 아내 내가 쓰러지면 안 되는 우리 가족 나도 더욱 힘을 내야지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도 가족을 위해 노력한다. 

오히려 내 걱정을 해주고 내 상태를 물어보는 아내의 헌신이 나를 눈물 나게 하고 내 삶에 감사함이 더해지게 만든다.

사랑하는 은경아 자신을 희생하고 가족을 지켜주고 있는 모습에 고마워 

내가 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 도와준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해결이 가능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이 먼 곳에 나 하나 의지하고 올라와 살아가고 있는 은경아 아직 어린 나이인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서로 함께 의지하고 이겨나가는 사랑 넘치는 부부가 될 수 있길 기도해 


가끔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얘기하는 아내를 보면서 할 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준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편으로는 아이를 나아서 키우라고 하면서 왜 우리 사회는.. 경력 단절 여성이 이렇게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가.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게 어렵고 그래서 휴직을 하려고 하면 왜 그렇게 눈치를 주는 것인가. 하는 우리나라 기업 문화와 현실을 생각하면서 속으로 분노가 올라오지만 

아내에게는 희망 가득한 얘기를 해주며 "젊은 나이에 아이를 다 키웠기 때문에 오히려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이탈할 일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볼 거야 걱정하지 마" 위로한다. 


이 사회에 불만이 생기지 않고 이 사회가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회가 될 수 있길.. 무엇보다 젊은 부부들이 자신의 삶에서 아이들이 짐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있게 주변 환경이 어렵지 않길 스스로 우울하지 않고 자책하지 않으며 좌절하지 않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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