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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Apr 02. 2021

서울에서 살아보고 싶었어요.

휴학생의 일탈일기

 누군가 나에게 서울에 대해 묻는다면 그저 ‘꿈의 공간이었다.’ 라고 답하고 싶다. 어렸을 때는 연예인이 사는 곳이라길래, 조금 더 커서는 성공하기 위해서는살아야하는 곳으로, 조금 더 커서는 다양한 기회가 열려있는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기회를 엿보기 위해, 내가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지 생각해보기 위해, 잠시 서울에서 살고있다.  


 휴학을 하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일상적인 생각이 아닌 나의 삶을 위한, 나를 위한 생각을 할 시간. 이 시간이 현재에 와서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괴로운 시간이었다. 

 앞으로 한학기면 졸업생, 그리고 취준생.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경영학과만 졸업해서 취직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과연 사회에 필요한 사람은 맞을까?

 나를 깎아 내리는 고민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결국 그대로 모든 것을 멈춰버리고 말았다. 


 사실 졸업을 한 학기 남기고 한 휴학은 졸업 전에 워킹 홀리데이를 경험해보고 싶어서였다. 다행히 내가 준비한 국가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곳이 아니었기에비자발급 전까지는 그저 돈을 모으고 어학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내도 전혀 급하지 않은 곳이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워킹홀리데이비자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비자발급을 계획한 그 달부터 비자 발급이 중단되었다.  


 워킹홀리데이 길이 막히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자 머물던 곳을 떠나지 않으면 평생 이렇게 머물러 같다는 불안함이 강하게 들었다. 다행히 나에겐 시간도 있었고, 큰 돈은 아니지만 워킹홀리데이를 위해 모아둔 돈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살러왔다, 나의 꿈의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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