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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Dec 06. 2018

파리 생활의 한 조각

9월의 끝자락에서

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

“외국 나가면 행복할 것만 같지?” “정말 고생할 거야.”

외국에 나가 살아보고 싶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일 것이다. 나 역시 힘들 각오를 하고 왔다. 더군다나 소매치기, 인종차별로 유명한 프랑스 아닌가! 단단히 먹은 마음에 비해 괜한 걱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물론 항상 조심은 해야겠지만 친절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나라임을 느꼈다.


 “영어로 물어보면 절대 대답 안 해준다고 하더라”


아니었다. 먼저 영어로 물어봐 주는 사람도 있었고, 조금 배운 프랑스어로 물어보면 어색한 티가 많이 나는지 영어로 설명해 주신다. 물론 알아듣긴 힘들지만, 나를 위해 배려해주는 마음이 느껴져 따스함을 많이 느끼고 있는 요즈음이다. 항상 눈이 마주치면 눈인사와 함께 가벼운 미소도 지어주는 파리지앵의 매력에 빠져 사는 중이다.

 

프랑스에선 아직 19살


대 2병이 빨리 찾아온 덕이었을까? 교환학생 역시 빨리 온 편이었다. 나이를 말하면 너무 어리다며, baby라고 동안인 언니들이 말해주고 있으니. 한국에선 21살이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여기선 19살이다. 일찍 와서 1년이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늘고 있는 요즈음이다.


2개 학기를 여기서 보낼 나에게 친구들이 부럽다고 자주 말한다. 그래서 기간 연장을 추천했더니 다음 학기에 졸업을 해야 한다고 한다. 아직 2학년인 나에겐 너무 먼 얘기라서 충격, 함께 듣고 있는 이 수업을 이미 본교에서 들어봤다고 해서 한 번 더 충격. 난 초면인 이론인데.


시간이 많은 만큼 나이로 인한 제한은 더 있는듯 하다. 신용카드를 만들지 못해 한도 제한 계좌로 밖에 열 수 없어서 충전식 카드를 매일 30만 원씩 충전해야 하는 것. 심지어 인출도 300유로씩. 1/3이 공실임에도 불구하고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한 것, 베르사유 궁전의 골프 차를 운전해 보지 못한 것.


9월의 방브 벼룩시장

 로망이 없던 파리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겨 토요일 아침부터 찾아갔던 곳이 있다. 바로 방브 벼룩시장. 나에게 플리마켓이라 하면 자신의 공예품을 거리로 들고 나와 판매하는 것만 봤기 때문에 진짜 빈티지를 파는 유럽의 플리마켓이 궁금했다. 방브 벼룩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으며, 오래된 물건들과 신기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물건들도 많았기에 나의 기대감을 채워주기 충분한 장소였다. 신나게 피아노를 연주하시는 할아버지 덕에 분위기는 덤. 아주 매력적인 곳이었다. 몸과 시간이 따라준다면 매주 가보고 싶은 장소로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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