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잠깐잠깐 위로 받고 사는 것

장례식과 축제 사이

by 마음순례

신앙심이 좋은 남편이 어린 세 자매를 남겨놓고 심근 경색으로 급사했다. 아내는 경황이 없었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장례식을 겨우 치렀다.

장례식이 끝나자 세 자매는 울면서 아빠를 찾았다. 엄마는 겨우 말해 줄 수 있었다. “아빠가 먼저 천국 갔단다.”

유치원 다니는 큰딸이 엄마에게 울먹이며 말했다. “그럼 우리 케이크 사서 축하 파티해야 하잖아.” 엄마와 세 자매는 모처럼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었다.


천국은 마음속의 실재이다. 사람이 임종의 시간을 보내면서는 극히 내면화돼, 그가 천국의 실재를 믿는지 믿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내면의 세계에 깊이 들어간다. 천국은 사후 세계를 보장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삶을 위로하고 달래주는 개념이다. 그래서 예수는 천국은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 안에, 그리고 여러분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천국행은 아버지가 아닌, 큰딸에게 잠시 위로가 됐을 것이다. 딸이 받은 위로는 가족 모두를 잠시나마 위로할 수 있었다. 삶은 이렇게 순간순간 위로받고 사는 것이다. 사후 세계로서의 천국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삶으로서의 천국은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 삶은 마음속에 천국에서 잠깐잠깐 위로받고 다시 세상의 전쟁터로 나오는 것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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