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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순례 Feb 08. 2023

사람이 떠나는 일은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다

두 사람의 죽음


나는 최근에 두 분의 죽음을 봤다. 한 분은 신학자(이하 ‘성’)로서 성서 교육에 전념하신 분이고, 또 다른 분(이하 ‘춤’)은 사교 댄서로 춤에 전념하신 분이다. 성은 널리 알려진 분이지만 나하고는 일면식이 없었고, 춤은 나의 친구로 산행을 함께 했다. 성은 대학 강단에서 춤은 댄스클럽이 주 일터였다. 


성은 성서에서 인간의 자기 욕구 충족이 아닌 성서 본래의 메시지를 발굴하고 전하려 애썼고, 춤은 춤을 향락의 도구로 쓰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춤 자체가 주는 삶의 기쁨을 전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성은 그래도 조촐하지 않은 장례식을 치렀다면, 돌연사한 춤은 가족들만 모여서 장례식을 치렀다. 


두 분의 공통점은 죽기 직전까지 일했고, 그 일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성의 죽음을 거장의 퇴장이라 아쉽다고 한다. 춤의 친구들은 춤이 더 활동할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서 아쉽다고 한다. 나는 사람이 떠나는 일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 자기 인생을 살다 간다. 특별히 잘 난 것도, 못 난 것도 없다. 


두 분은 자기에게 충실한 삶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아름답게 살다 가셨다. 성은 성서로 깨달음을, 춤은 춤으로 삶의 희열을, 두 분은 같은 일을 하다가 떠났다. 자기를 실현함으로 타인에게 기쁨을 준 사람일수록 아름답게 인생을 살다간 것이다. 그 일을 사심없이 했다면 그는 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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