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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순례 Dec 06. 2022

스포츠는 이기는 게 아니라 즐기는거, 그거 누가 모르나

한국과 브라질 축구 경기 소감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아들이 크일전을 꼼꼼히 챙겨보더니, 한브전에서는 우리가 한 골 먹자 제 방으로 올라가 잤다. 한포전을 끝까지 함께 보며 응원한 루루도 우리가 한 골 더 먹자 방으로 올라갔다. 나는 3골 먹는 것을 보고 방으로 가서 루루에게 물었다. “루루야 브라질 진짜 잘 한다. 이길 수가 없어.”


그랬더니 루루가 하는 말. “스포츠는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거란다.” 녀석 식상하게, 그걸 누가 모르나. 잠깐 눈을 붙였는데 90분이 지났다. 루루가 눈을 멀뚱거리고 있어 물었다. “루루야 즐기는 게 뭐니.” 루루가 하는 말. “전반전은 3:0으로 브라질이 이겼고, 후반전은 1:0으로 우리가 이겼어. 승점은 동률. 이게 즐기는 거란다.”


우리 루루가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내게 반말할 때마다, 나는 아주 심기가 불편하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미용해주고 산책시켜 주고 간식 주고, 가끔 아프면 비보험 병원치료도 해주는데... 내 불편한 감정을 눈치챈 루루가 한마디 더 했다. “인생도 여기서 더하고 저기서 빼면 어차피 동률. 그러니 게임을 하지 말고 즐겨.” 


이런 때는 내가 루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루루가 나를 키우는 것 같다. 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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