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예술가의 가치
오늘 하루도 고단하게 psychological 한 생각과 연구논문 등에 시달린 머리는 더 이상의 학문적 활동을 포기한 듯하여, 영화 이야기로 넘어가고 싶습니다. (오늘 다음 메인 페이지에 올라 트래픽이 올라간 김에 '기분으로' 더더욱 올리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로 하고...)
(영어를 쓰다 한국어로 돌아올 때면, 존댓말과 반말의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톰 아저씨'와 '올빼미 인간'의 포스트는 브런치에 들어와서 정식으로 새로 써 내린 글이지만, 아래 평은 전에 영화를 보고 나서 써 놓았던 것을 아무래도 존댓말로 바꾸기가 어색해서 그대로 옮겨옵니다)
Mr. Brainwash(M.B.W.)의 성공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그를 아는 스트릿 아티스트들에게 그와 그의 ‘예술’은 우스개소리조차 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Banksy가 처음 런던의 거리에 한 획씩을 긋기 시작했던 때를, 그리고 그의 독창성을 생각해보면!!!), 그는 어찌됐건 LA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아트쇼를 해내고,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의 예술적 세계를 들여다볼 때, 현 세대에 대해 이러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쩌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예술작품 하나하나의 의미나 해석보다는, 전체적 경험이 더 중요한 것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몇 초만 뒤적거리면 친절한 설명을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예술에 대해 평가하는 능력이나 지식은 이미 가치를 잃은지 오래되었고, 그보다는 M.B.W처럼 현재 대중에게 ‘hip’ 하다고 평가되는 요소를 집합시켜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이에게 젊은, 그리고 스타일, 멋짐에 열광하는 대중은 환호를 보낼 것이다. 물질, 정보, 지식, 그리고 온갖 시각적 청각적 어필에 무감각해진 우리에게, 그러한 가볍고 자극적인 hip 한 경험은 그 경험 자체로- 온갖 팝아트와 색채와, 우리에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유명인들과 유명한 예술작품들을 다채롭게 섞고 뒤틀어놓은, 그리고 나름 쿨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그런-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큰 만족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참고) 2014년 12월 Observer에 실린 기사를 보니, M.B.W. 는 LA에서 건물 투자에도 이미 탁월한 실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이미 상당한 재력을 가진 상태에서 예술가로 발을 내딛었으며, 대중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가 그런 인기를 얻지 못 했을지도 모른다는 비판을 던졌다. 여러 가지 정황상, 그는 확실히 마케팅과 책략을 통해 자신을 예술가의 위치에 올려놨다고 볼 수도 있겠다- 특히나 요즈음처럼 SNS며 인터넷 등의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새로운 예술의 형태 혹은 예술가가 뜨고 유명해지고 또 지고하는 세상을 정확히 읽어내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