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섹스는 다양하다. 모두가 아는 그런 저런 체위 또는 방법이 있는 반면 "이런 게 있었어?" 할 만큼 놀랍고 창의적인 방법이 있다. 중요한 건 본인이 어떤 섹스를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섹스를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 후 서로 맞춰보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성공하고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섹스를 잘하고 싶을 때 다들 매뉴얼을 찾는다.
특히 G-스팟에 대한 환상이 있다. 마치 어떤 비밀의 문이 있어서 그걸 잘 문지르면 여성이 뿅 간다라는 착각이 막연하다. 질 안에 3cm 위 어쩌구 하면서 G-스팟에 대한 상세한 위치를 설명하는 매뉴얼이 많다. 다들 여성을 쉽게 흥분하게 하고자 더 쉽고 확실해 보이는 매뉴얼을 찾는다.
그런데 현재 의학계에서 G-스팟에 존재 유무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니까 곧
G-스팟이란 허상이다.
라는 의견이 통설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재밌는 건 그렇다면 G-스팟은 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는 여성에 대한 타자화로 인한 남성의 삐뚤어진 시선을 반영한다. 마치 매뉴얼을 찾고자 하는 남성의 욕망이랄까? 당사자라고 본인의 모든 걸 알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당사자를 잘 모르고 본인 마음대로 상대방을 평가하면 실패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남성 의사는 G-스팟 존재에 대해 발표하고 연구하기 전에 여성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
마치 섹스를 잘하고 싶은 남성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바른 섹스 생활을 위해 여성과 대화를 시도해보자. 물론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압력 때문에 여성은 쉽게 성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 이걸 인식하자. 본인에게 말하지 않는 것은 그동안 억압에 대한 공포 때문에 입을 열지 못하는 것이다. 또는 안전한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외의 많은 사항을 고려하길 바란다.
섹스 성감대는 모두 각자 다르다. 매뉴얼은 없다. G-스팟도 없다.
그러니까 무슨 뿅 가게 하는 매뉴얼을 찾지 말고 대화를 해보자.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보자. 성감대는 각자 무궁무진하다. 애꿎은 G-스팟에 연연하지 말자. 없는 기관을 있게 한 힘은 여성을 왜곡하여 상처 주는 섹스로 변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