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한다고 매 순간 함께할 수는 없다.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가끔은 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서 부모와 떨어지고 싶기도 하고 방에 콕 틀어박혀 친구의 연락 답장을 안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연인
마찬가지로 연인과도 연락을 끊고 싶을 때가 있다. 친구를 만난다고 매 순간 매장소마다 보고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취미를 시작할 때 굳이 연인과 꼭 함께하고 싶지 않다. 연인이 이 분야를 별로 안 좋아할 수도 있고 그냥 혼자 하는 게 더 편할 수도 있다.
왜 연애해 그럼?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왜 연애하냐고 되묻는다. 모든 걸 함께하기 위해 연애를 하나? 나는 사랑하고 싶어서 연애를 한다. 모든 부분의 연결을 사랑으로 귀결하는 것은 작위적인 사랑 방식이다. 연인 사이도 잠시 떨어질 시간이 필요하다가 아니라 자신의 사랑 방식이 무엇에 적합한지 고민해보라는 것이다.
AI가 대신 답장한다면
그런 피로감 같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10년 20년 넘게 가사노동을 담당한 사람이 갑자기 어느 순간 아이가 꼴도 보기 싫을 때.
모든 걸 다 내팽개치고 떠나버리고 싶을 때. 누군가 대신 내 아이를 키우고 나는 내 길을 가고 싶을 때. 이게 안 돼서 우울증에 걸리고 삶의 의욕을 잃는다.
누군가 대신 애인의 카톡에 답장했으면 좋겠다. 사랑하기 위해서 연애하는데, 연애를 할 때는 사랑이 그렇게 자주 보이는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