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내가 이렇게 기차를 타고 서울-청주 출퇴근 하는 것을...
아내와 결혼 전 나는 직장이 서울이었고 아내는 청주에 있었다. 장기간의 연애 끝은 항상 결혼 이야기지만 현실적인 결혼 계획을 세우다가 서로 말이 끊기게 되는 부분이 바로 신혼집 거처였다.
서울에서 다니기엔 아내가 고생이고 청주에서 다니기엔 내가 고생이고 중간 지점인 광명에서 다니기엔 비용이 더블로 들고... 진퇴양난이었다.
언제까지 미루기 싫어 작심하고 청주에서 출퇴근하겠다 선언했다.
처음 KTX 기차역 근처 오피스텔을 신혼집으로 삼고 다녔다.
청주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4호선 지하철을 타고 7호선 지하철로 갈아타고 10분 걸어 회사 도착. 딱 두 시간의 거리였다.
주변의 불쌍하게 보는 시선들 , 장거리로 인해 일찍 퇴근할 때 안 좋게 보는 시선들, 아내의 걱정.
나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다짐이 강하지 않다면 이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가지 않는다면 내가 사랑하는 이가 이 길을 갈 것이라 생각이 들었고 그게 날 강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난 최면 같은 다짐을 했다.
'난 할 수 있다.
이런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널렸다.
이건 내가 맛볼 인생의 맛 중 가장 약한 부분이다.
솔직히 쉽다. 할만하다.'
7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나는 매일 기차 여행을 한다.
코로나 전에는 가끔 사이다와 계란을 사서 먹기도 했다. 나의 특권이라 여기며 즐겼다.
오늘 유난히 길어 보이는 퇴근길에 잠깐 옛 추억에 잠겨 이렇게 글을 써본다.
그리고 만약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해라 , 실제로 적응한다면 전혀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