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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차 Sep 08. 2020

야근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라

출퇴근 단타 일기장 5

어제 쏟아진 비가 꿈이었다는 듯 오늘의 하늘은 새파랬다. 얼굴에 닿는 바람은 시원했고 고개 들어 본 하늘은 청량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하늘인데, 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로 내려가는 길. 하늘이 점차 보이지 않았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한 일은?



어제 다이소에서 산 ‘복덩이’를 꼭 껴안으며 컴퓨터 전원을 켰다. 폭신한 인형을 만지다 보니 마음 한편이 말랑해진 기분이었다. 오늘은 눈이 마주치는 분들한테 꼭 먼저 인사해야지. 찾아야 할 콘텐츠 잘 마무리해야지... 극세사 복덩이를 문질 거리며 할 일 리스트를 정리해 나갔다. 부드러움은 역시 딱딱함을 어루만질 줄 안다.




뭘 했는지 모르겠으나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누구랑 점심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어제 식사를 같이 한 주임님이 먼저 찾아와 주셨다. 감사한 일이다. 주임님과 다른 분의 뒤를 쪼르르 쫓았다. 점심은 디자인팀에서 추천한 카츠동 집이었다. 그래, 이거다! 성수가 직장인 곳을 선택한 이유, 거리에 수많이 포진된 맛집! 들뜬 걸음으로 거리를 걸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비주얼. 부드러운 오므라이스 밑에는 돈가스가 숨어있었다. 위에는 토실토실한 새우가 들어있는 카츠. 먹으면서 생각했다. 꿩 대신 닭. 맛집이라도 많은 곳으로 와서 다행이다.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다시 업무 시작. 과장님이 넘겨주신 피피티를 열심히 수정했다. 내 대각선 멀리 보이는 창문 밖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아, 오늘의 하늘을 보내긴 너무 아쉽다. 아쉬워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아직 수정 사항을 완성하지 못했으니까...(흑흑)



과장님은 괜찮으니 칼퇴를 하라 하셨다. 급한 게 아니라며. 마음으론 쾌재를 불렀으나 마무리 짓고 가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로 클릭하고... ..문득 시간을 보니 퇴근 시간이 지나있었다. 고개를 살짝 뒤로 틀었다. 과장님은 모니터에 열중 중이셨다.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오늘은 야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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