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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차 Sep 09. 2020

계절은 한 철이고 내 지갑은 한순간

출퇴근 단타 일기장 6

안 쓰기로 했다. 맞다. 김짠부님 재테크 강연을 듣고 그러지 않기로 했다. 돈 아껴 쓰겠다고... 다짐한 지 일주일도 안 됐지만, 내 지갑은 가을 낙엽처럼 날아가버렸다. 깃털 같은 그대여. 왜, 쇳덩어리 마냥 무겁지 아니한가.



돈 착실히 모으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다. 옷이 예쁘다 생각하는 것도 진심이다. 그제 들은 내 첫 월급을 생각하면 예쁜 옷을 보더라도 눈을 감아야 한다. 사대 보험으로 떼 가는 금액이 그렇게 비쌀 줄 몰랐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불투명한 시야 너머의 예쁜 옷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색깔 예쁘지? 허리 라인을 강조한 나를 사고 싶지 않니? 여러 외침이 들렸지만 사이즈 미스로 사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른 셔츠 두 벌을 사들고 나왔다. 세 개 살 거 두 개만 샀고, 내 정사이즈를 찾았으니 괜찮지 않ㄴ....




불경기, 아껴 써야 하는 시대. 다 맞다. 얇아진 내 지갑과 쌓인 영수증을 보면 고쳐야 할 습관도 맞다. 결심은 쉬우나 행동은 어렵단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양 손이 너무나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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