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응원해요
1월의 반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시간의 빠름을 느끼면서도 일이 많으니 순간이 더디게 흘러갔다. 반복되는 작업과 회의와 출퇴근 버스에서 사라지는 왕복 3시간에 정신이 혼미했다. 버스에서 졸다가 나도 모르게 침을 흘렸는데, 다행히도 마스크가 있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다. 하하.
브런치에 글을 자주 안 쓰지만, 블로그엔 종종 글을 남긴다. 그중엔 보조작가 생활에 대한 회포를 푼 내용이 시리즈로 있다. 신기하게도 많은 분들이 그 글을 보러 오신다. 첫 글을 쓸 때 보조작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운 좋게도 내 글이 상단에 걸려있던 덕이었다. 네이버 검색창에 '보조작가'를 칠 사람들이라면 '보조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일 거라 어림짐작해 본다.
그래서 댓글을 남겨주신다. 드라마작가를 꿈꿨으나 포기했던 이의 아쉬움이 담긴 댓글도 있었고, 같이 드라마작가가 되기를 바라는 이의 열정적인 댓글도 있었고, 내가 드라마작가를 꿈꾸는 것 자체를 응원하는 이의, 어쩐지 가슴이 아린 댓글도 있었다. 피곤이 묻어 있는 눈으로 댓글이 달렸다는 알림을 보고 내용을 읽었을 때의 감동이란. 얼굴도 모르는 이의 꿈을 응원하는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따뜻한가.
드라마 보조작가는, 작가는 불안을 항상 안고 사는 직업이라고, 어제 만났던 M군에게 말했다. 그 역시 동의했다. 그 또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불안은 초초를 달고 와 나의 부족함을 계속해서 다그친다. 너는 잘 모르고, 이것도 모르고, 저것도 몰라. 그리고 …네가 과연 글로 먹고살 수 있다고 확신해?
확신은 못 해도 불안을 잠재울 방법은 안다. 저 목소리가 안 들리려면 써야 한다. 쓰는 순간 조용해진다. 두려워 말 것, 알아가 볼 것, 써볼 것, 시도해 볼 것, 고칠 것, 물어볼 것, 인내할 것, 찾아볼 것, 다그치기보다 다가가 볼 것. 일단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볼 것.
난 지금 꿈꿀 수 있는 자의 배부른 투정을 부리고 있으니까. 모르는 이의 따스함을 선물 받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