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셀러일기

브랜드를 문화로 만드는 컬트소비

상품을 추종하고 숭배하다

by 트렌드 서퍼

고흐, 비틀스, 마이클 잭슨, 마룬 5, 조용필, 아이유, 엑소, 마이클 조던 뒤에는 이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있다.

예술, 문화, 스포츠에서는 누구나 기호와 취향에 따라 작품이 되었든 사람이 되었든 특정인과 특정 대상을 평생 혹은 일정기간을 좋아하고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추종 좋아하고 경우에 따라 숭배하는 현상을 '컬트'라고 표현다.

다른 영역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있을까?

요즘 이와 같은 현상이 산업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예로 애플이 대표적일 것이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애플스토어 앞에서 밤새 줄지어 기다리는 수천 명의 광적인 소비자들은 마치 인기 연예인이 공항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는 팬들을 방불케 한다.

이런 현상은 애플 이전에도 존재했다.

할리데이비슨, 프라다, 샤넬 등이 대표적이다.


컬트 브랜드는 문화와 예술에서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를 말한다.

2000년대 초반 컬트 브랜드의 개념은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소규모 소비자 그룹이 충성심을 보이는 브랜드를 컬트 브랜드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저성장과 장기불황은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여기에 소비자의 욕구의 고도화와 다원화가 가세되었다.

먼저 장기 불황의 여파는 가격에서 저가나 고가가 양극화되는 흐름으로 방향이 정리되었다.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상 자신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은 저가로 향하고 개성과 라이프스타일 가치가 투영된 제품은 고가라도 포기하지 않는 구매 현상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고가라도 가치가 투영된 제품은 포기하지 않는 가치소비의 경향이다.

이는 컬트소비의 성향과 맥락이 유사하면서 현대 소비자의 고도화되고 다원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욕구와 만나는 지점이다.


생산자 권력의 시대는 대기업의 브랜드와 명품에 선택의 기준을 두고 의사결정을 하는 소비자는 다수를 이뤘다.

공급과잉의 시대인 소비자 권력의 시대는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기업도 산업의 장르도 아니다.

이제 소비자는 남들과 다른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해줄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

만약 컬트소비자들이 가방을 산다고 했을 때 이들은 누구나 아는 브랜드를 선택 기준에 중심에 두고 마음에 드는 가방을 선택하지 않는다.

남들이 잘 모르면서도 디자인이나 소재가 나의 개성을 잘 표현해주는 가방 브랜드가 있다면 먼길이라도 찾아 나선다.

이렇게 득템(얻은)한 제품을 SNS에 포스팅하고 공유하여 남들에게 멋지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한다.


여기서 이중적인 모습이 발견된다.

남들과 차별화되고 싶은 욕구는 분명 존재하지만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결속력을 다지면서 세력화를 도모한다.

이점 때문에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브랜드를 추종하는 사람들끼리의 교류가 쉬워지고 브랜드에 영향력을 미치기도 한다.

심지어 주류 문화를 자신들의 문화로 이끌기도 한다.


다음은 앞으로 관심 있게 지켜볼 컬트 브랜드 사례를 살펴보자.


감성쓰레기 프라이탁

트럭에서 사용되다 버려진 방수 덮개 천

출처:http://www.freitag.ch/


일명 ‘감성 쓰레기’라는 별명을 가진 스위스산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이다.

1990년대 초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마르쿠스 프라이탁 Markus Freitag과 대니얼프라이탁 Daniel Freitag 형제가 스케치한 종이를 가방에 넣고 비가 오는 날에도 젖을 걱정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가방이 필요해서 만든 가방이 프라이탁이다.

처음 그들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의 방수천에서 영감을 얻었고 수명이 다한 재료로 어머니의 재봉틀을 빌려 메신저백(가방 한쪽 줄을 어깨에 매는 형태의 가방)을 만들었다.

점점 입소문을 타 소량 제작 의뢰가 들어왔고 1994년에는 패션 소품 매장에 소량 납품하기 시작하였다.

두 형제는 1995년 11월 4일 프라이탁 리투어 브라더스 Freitag Retour Bros.라는 사업자를 등록했다.

지금까지 프라이탁 가방 재료는 트럭에서 사용되다 버려진 방수 덮개 천을 주 재료로 자동차 벨트, 자전거 타이어 등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활용한다.

때문에 깨끗한 세척을 위해 세제를 많이 써 화학약품 냄새가 풍기는 것도 특징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 가격은 수십만 원대로 꽤 비싸고 프라이탁 추종자들은 이 가방을 사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기꺼이 지불한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매장에 입고하자마자 품절되는 가방도 허다하다.

일본의 한 고객은 전문적으로 프라이탁 가방을 수집해 개수가 200여 개를 넘는다고 한다.

또 네덜란드의 한 여성은 프라이탁 제품만을 위한 방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한다.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작은 나라에서 시작했음에도 추종자들은 전 세계에 산재해 있다.

세계 곳곳에 3만 명, 한국에만도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서부여행의 코스 인앤아웃 버거 In-N-Out 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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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www.in-n-out.com/


미국에서 햄버거는 단연 맥도널드, 버거킹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유명할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한다.

그런데 이 나라의 서부여행 필수 순례 맛집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도 못지 않게 유명하다.

인앤아웃버거는 1948년 캘리포니아 인구 8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 볼드윈 파크에서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매장에서 상품과 서비스가 잘 팔리고 찾는 사람들이 많으면 점포를 늘리는 것이 매출을 올리기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이 이와 같은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를 꾀한다.

인앤아웃 버거는 이 전략을 탈피했다.

경영의 우선순위는 햄버거의 품질관리에 두었다.

미국에서 가장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로 햄버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런 원칙으로 인해 현재 미국 서부지역 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여행이나 출장에서 인앤아웃 버거를 맛본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지의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2012년 3월 네 시간 동안 신사동 가로수길에 인 앤 아웃의 팝업 스토어가 열려 큰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식재료 수급 등의 문제로 국내 상륙이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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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앤아웃의 햄버거 인기는 재료와 맛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햄버거의 종류가 단 세 종류에 불과함에도 못 먹는 비밀 메뉴가 있다.

다양한 소스와 치즈가 추가된 애니멀 스타일과 빵 대신 양상추로 감싼 프로틴 스타일이 그것이다.

아는 사람만 시킬 수 있어 왠지 모를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미국 서부지역에만 지점을 둔 인앤아웃 버거는 여행지의 ‘맛집’을 넘어선 상징 브랜드가 되었고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필수 여행코스와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더욱 유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