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문장
나는 아홉 살에 스스로 주사 맞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렇게 약 삼십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지금 내 몸속 인슐린 생성량은 0이다.
단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다.
그 사이 나는 수많은 공포와 불안, 외로움을 느꼈다.
아무도 대신 느껴줄 수 없는 갈증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홀로 사막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버텼다. 오아시스를 발견할 때까지.
그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근거들을 하나씩 찾아다녔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살아갈 이유 하나만 장만해도 이 세상도 살만해졌다.
from 당당약사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