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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TYMOON Feb 10. 2017

이별일기#17

열일곱번째

돌아오는 월요일은 너의 생일이다

매년 챙겼던 네 생일

무슨무슨데이 전날이라 잊을 수도 없는


늘 생일은 가족과 보내야 한다며

당일엔 날 잠깐 보고 갔던 너

내 생일마저 타지에 가족도 없는 나를 겨우 챙겨주던 너


생각해보면

늘 나만 널 챙겼던 것 같긴 해

원체 챙기는 걸 좋아했던 나였고

내색없이 챙김 받는 걸 원했던 너였어서


나 없는 네 생일

여전히 가족과 보내려고 주말엔 본가에 올 테지

그래서 난 네게서 멀리 도망치려 제주까지 왔어

아까운 휴가까지 내고 최대한 멀리


혹시라도 내가 네게 전활 걸어

생일축하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핑계대며

연락하게 될까봐 두려워서 도망쳤어

그리고 네 생일 당일 역시 난 사람들과 있을거야

내가 인간적인 핑계를 대며 널 보고 싶어하지 않게


지나고 나면

이제 더이상 네게 연락할 핑계거리도 없을테니

난 도망친 이곳에서 숨죽여 쏟아지는 눈을 맞을게


생일 축하해

그러니 이제 나 좀 놓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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