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月: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것을 남에게 해줘라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by 밥상쌤의 진수성찬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까요? 이 고민을 13월 편에 담아보았습니다. 숫자 13은 자연수 체계에서는 12다음에 오는 수이지만 12월을 넘기면 달력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1월의 설렘도 있지만 본 13월 편에서는 12월이 끝난 뒤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의 여운을 더 느끼고자 합니다. 지나온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야 할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보는 달, 저에게는 바로 13월입니다.

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힘 그리고 에너지를 믿는 편입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이러한 힘과 에너지가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힘과 에너지는 한 쪽에서 작용을 일으키면 다른 쪽에서 그 반응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과학에서는 작용, 반작용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과학계에 따르면 우주 속 모든 만물이 작용, 반작용 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사람 역시 우주 속 만물 중 하나인 만큼 이 법칙을 따른다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양자역학에서도 이를 증명한 사례가 있습니다. 양자얽힘이라는 현상인데, 두 입자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 입자에 행해지는 작용이 다른 입자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보낸 말, 눈빛, 진심은 곧바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어딘가에서 파동처럼 번져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시간이 흐른 뒤 저에게로 반드시 되돌아옵니다. 공자님은 이러한 원리를 '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이라는 말씀으로 풀어냈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이를 조금더 부드럽게 의역해보면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것을 내가 남에게 해주라.'는 말씀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를 통틀어서 '베풂' 또는 '도움'으로 엮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늘 생각해봅니다. 베풂과 도움에는 여러가지 방식들이 있습니다. 특히 베풀고 도우려면 돈이 들지 않나 하는 걱정도 들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 돈도 들이지 않고 남을 도와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불교에서는 '무재칠시'로 풀어냅니다.

1. 안시-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기
2. 화안시-온화한 얼굴로 미소 짓기
3. 언시-좋은 말로 베풀기
4. 신시-몸으로 돕기
5. 심시-마음으로 베풀기
6. 좌시-자리를 양보하기
7. 방시-쉼터를 내주기

그리고 베풀고 도와주는 것의 제일 중요한 원칙 중 하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6월, 12월 편 참조) 그리고 또 중요한 원칙은 도와주고 나서는 보상(아주 사소한 감사 인사라도)을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보상을 바라는 순간 인간관계에 있어 마음이 여유로워지지 못하고 보상을 못받는 것에 은근히 상처를 입기 쉽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떻게든 우주는 베풀고 도와주는 독자님들에게 또다른 방법으로 돌려줍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베푸는 행위는 타인을 변화시키기보다 자기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본인이 먼저 웃으면 상대도 웃고, 내가 진심으로 다가가면 상대도 조금씩 마음을 엽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사람에게나 베풀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내용은 주역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세상의 공동체를 두 가지로 나눕니다. 비인(사람이 아닌 사람)이 가득한 ‘비(否)의 공동체’, 그리고 이와 반대 개념의 '태(泰)의 공동체'입니다. 비의 공동체에서는 주고받음이 끊어지고 아무리 선의를 베풀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많습니다. 주는 사람이 점점 지치고 메말라갑니다. 반면 태의 공동체에서는 에너지가 순환합니다. 신뢰 속에서 서로의 선의가 공명하고 받은 것을 다시 나누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이어집니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습니다. 말로 하기는 참 쉽습니다만 인간관계에서도 내가 속한 공동체가 어떤 공동체인지 구별할 수 있는 힘이 어느 정도는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든지 베풂과 도움은 그 자체로 선한 것입니다. 바로 앞에 있는 타인은 당장 몰라 줄 수 있어도 우주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우주 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우주는 반드시 돌려줍니다. 13월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독자님들의 선의가 오래도록 따뜻한 향기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 오늘의 인간관계 방정식: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남에게 해주어라. 일반적으로 베풂과 도움인데 어떤 방식으로든 당신에게 돌아가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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