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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Jul 20. 2020

주 덴마크 한국 대사관이 상승시킨 한국의 국격

중국 와이프가 천신만고 끝에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를 위해 힘을 써주신 주 덴마크 한국 대사관에 감사를 드린다.  


처음에는 중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었다. 원래 와이프에게는 한국 입국 복수 비자가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그 비자의 효력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다시 비자를 신청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규정상 덴마크에서 2년 이상 살지 않은 중국인은 우선 중국으로 들어가서 한국 입국 비자를 신청해야 했다. 


그런데 6월 말 학기가 끝날 무렵 덴마크발 상해행 비행기들이 취소되기 시작했다. 원래는 학기가 끝나고 바로출국 예정이었지만, 비행기 표가 취소되었다. 처음에는 7월 중순으로 출국 일정으로 변경했지만, 어느새 그 항공권도 취소되어, 7월 말로 출국을 연기하였다. 며칠 후 7월 말 출국 예정인 항공편도 취소되었다. 이제 8월 중순에나 가장 일찍 중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탈 수 있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와이프는 주 덴마크 중국대사관에 전화했다. 비행기가 계속 취소되는데 어떻게 표를 구할 방도가 없냐고 문의했다.  


“그걸 왜 우리에게 물어봅니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퉁명스런 말에 와이프는 분노했다. 덴마크에 있는 다른 중국 커뮤니티에 중국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수소문했지만, 항공권을 당장은 구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그래서 나는 외교부에 민원을 넣어, 설령 규정에는 어긋나지만 중국인 아내가 언제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는 형편이기 때문에, 바로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배려를 해 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딱 이 주 걸렸다. 외교부 민원 체계가 이 일을 주 덴마크 한국 대사관에 넘겨서 검토시키고, 그리고 주 덴마크 한국 대사관에서 법무부에 문의해서 이번 건은 인도적 사례로 처리하여 바로 비자를 발급할 수 있다고 답변을 들었을 때까지 말이다. 일 처리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 기실 돈도 빽도 없는 일개 시민의 민원을 주 덴마크 중국 대사관처럼 무시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해도 될텐데 말이다.   


덕분에 와이프에게 한국의 국격을 자랑할 수 있었다. 비단 주 덴마크 한국대사관이 외교부 민원을 처리하는 속도 뿐만이 아니라, 와이프가 거의 매일 한 번 씩 문의 사항을 약간의 브로큰 잉글리쉬로 메일을 보내는데도, 바로 친절함을 잃지 않고 회답을 해주는 모습이, 주 덴마크 중국 대사관과의 일처리 방식과는 사뭇 달랐다. 기실 와이프가 중국사람이기 때문에 주 덴마크 한국대사관에서 굳이 신경을 쓸 이유는 없었지만, 마치 한국인을 대하는 것처럼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 주었다. 


와이프는 지금 모처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비록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13일 후에나 얼굴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외교부와 주 덴마크 한국 대사관의 융통성 있는 일처리가 없었다면, 아직도 와이프는 덴마크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족 : 이번 일로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다음부터는 곧 죽어도 터키 항공은 안 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터키항공의 항공권 연기 및 취소는 아주 불편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덴마크발 상해착 항공권을 연기하려고 터키항공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니 알 수 없는 오류만 계속 떠서 콜센터에 연락을 취해야 했다.  


나중에 와이프가 상해가 아니라 인천으로 오게 되서 원래 항공권을 취소하려고 했더니, 코로나 때문에 당장은 환불은 안 해주고, 정 급하면 바우처나 마일리지로 환급을 해준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선 터키항공 인터넷 사이트에서 마일리지를 등록하려고 했더니 오류가 떠서 포기했다. 그래서 콜센터로 바우처로 환급 받아 새로 덴마크발 인천행 항공권을 발권하는 법을 문의하니, 발권부에 이메일을 보내 물어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발권부에 이메일을 보내 물어보니, 터키항공 인터넷 사이트에서 바우처로 환불받으면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터키항공 인터넷 사이트에서 바우처를 받으려고 하니…… 바우처로 환불 받는 절차가 아니라, 일찍이 항공권 환불을 선택했을 때 제공된 환불 받는 방법에 관한 안내만 다시 받았다…… 이거 완전 똥깨 훈련 아닌가.  


터키항공은 항공권 환불을 해 줄 생각이 없는 게 너무 뻔히 보였다. 고객의 소중한 돈을 떼먹으려고 하다니... 망해라 터키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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