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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의학신문 Jul 12. 2018

두근두근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공황장애

[정신의학신문 : 김민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먼저 두 단어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공포, 불안


공포와 불안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공포는 실제로 있거나 혹은 즉각적인 위협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지만,
불안이란 미래의 위협에 대한 예측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비교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 공포와 불안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작용으로 정상적인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지만, 불안이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서 과도하거나, 비합리적이고, 앞에 닥친 일을 회피하려고만 한다면 사람의 정상적인 생활을 자꾸만 방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러한 극도의 공포, 불안 및 관련된 행동 특성을 지닌 질환들을 불안장애라고 합니다.
적절히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정상적인 생활을 방해하는 큰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오늘은 불안 장애 중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매우 많은 빈도로 찾는 질환인 공황장애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1~4%의 비교적 높은 유병률을 갖고 있고, 극심한 공포와 이에 수반한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지요.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단 분류 체계인 DSM-5에 따르면 공황장애는 다음과 같습니다.
 
A. 반복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공황발작이 있다. 공황발작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수분 내에 최고조에 이르고 그 시간 동안 다음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다.
1. 심계항진
2. 발한
3. 몸이 떨리거나 후들거림
4. 숨이 가쁘거나 답답한 느낌
5. 질식할 것 같은 느낌
6. 흉통 또는 가슴 불편감
7. 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
8.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멍한 느낌이 들거나 쓰러질 것 같음
9.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10. 감각이상 (감각이 둔해지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11. 비현실감 또는 이인증
12. 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13. 죽을 것 같은 공포
 
B. 공황발작 이후에 1개월 이상 기간에 다음 중 1가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추가적인 공황발작이나 그에 대한 결과(통제를 잃음, 심장발작을 일으킴, 미쳐버림 등)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
2. 발작과 관련된 행동으로 현저하게 부적응적인 변화가 일어남 (공황발작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피하는 것 등)
 
C. 장애가 물질(치료 약물, 남용 약물, 술 등)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신체 의학적 상태(갑상선항진증, 심폐질환 등)로 인한 것이 아닐 것
D. 장애가 다른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조금 이해하기가 어려우시죠?
요약하면 공황발작이 1회 이상 있었던 분들이 공황발작 이후에 걱정이나 회피 등의 문제가 생겨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공황발작이 1~2차례 있었던 것으로 공황장애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공황발작 이후에도 심리적인 걱정과 불안이 회피 반응이 있으신 분들만 이 범주로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이죠.


사진_픽사베이


일반인들이 공황장애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신 부분 중의 하나가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저러다가 진짜 큰일 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들인데요.
공황 발작이 심하다고 할지라도 의식을 잃는 경우는 아주아주 드뭅니다.
혹여나 하루 종일 공황 발작을 한다거나 의식을 잃을 정도인 경우, 공황장애 말고 신체적 질환이나 다른 진단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공황장애 환우들을 진찰할 때는 첫 번째로, "죽을병, 정신을 잃을 병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안심을 시키고 진료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환자는 스스로 공황장애가 어디서부터 근원한 것인지 모를 때가 많고, 공황발작 이후 걱정, 회피의 패턴을 갖는 경우가 많아서 이 굴레에서 헤어 나오기 힘든 모습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일상적인 생활에 분명히 부적응적인 변화가 있다면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셔서 상담과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황발작이 처음에 나타날 때는 스트레스가 심할 때, 우울할 때, 피곤할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요.
하지만 이 공황발작이 한 번 나타나고 나면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는 너무나 불쾌하고 괴로운 경험이었기에, 이후에 심장이 조금만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해도 이전에 공황발작이 나타났던 게 ‘또 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의해 불안과 공포감이 증가하게 되고, 이런 생각에 의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증상이 심각해지는 공황발작이 재차 나타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겪게 되는데, 이를 공황장애의 인지 행동 모형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 안 해야지.' '멘탈이 약하다.' '의지로 이겨낼 수 있을 거야.'라는 맥락으로는 극복이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기에 초기에 정신건강의학과적 진료 및 평가와 치료를 꼭 권장드립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방법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입니다.

약물치료에 있어서는 신경안정제로도 불리는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합니다.
우울증이 아닌데 항우울제를 왜 쓰냐고요?
항우울제의 주 타깃이라고 할 수 있는 serotonin system이 공황의 발생과 연관되어 있기도 하고, 공황 또는 불안, 우울증, 강박 등은 한 가지만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항우울제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전에 항불안제의 적절한 사용도 꼭 필요합니다.
 
정신과 약물은 한번 복용하면 끊기 어렵다, 중독된다는 등의 오해들이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필요한 시기에는 필요한 만큼의 양을 적절히 사용하다가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공황장애에 있어서는 인지적 접근도 매우 중요합니다.
약을 복용하여도 생각을 없애주는 약은 없으니까요.
위에서 설명을 했던 공황장애의 인지 행동 모형의 악순환의 고리를 깨기 위해서 인지 행동적 접근을 합니다.
 
모든 질환이 다 그렇듯 공황장애도 빠른 진단과 치료가 더 큰 문제의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초기에 정신건강의학과적 진단을 통해 잘 치료하면 공황장애는 대다수의 분들에게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가벼운 마음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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