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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의학신문 Aug 02. 2018

커피로 숙취 해소? 술과 카페인, 그 위험한 관계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술(알코올)과 커피(카페인)는 정신신경계에 작용하는 "물질"이지만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술은 의존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커피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과 같은 긍정적 효과가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술을 마신 뒤 커피를 마시면, 소위 말하는 숙취가 해소된다는 이야기도 있고, 함께 마시면 술에 덜 취한다는 식의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카페인과 알콜의 작용이 서로 반대되는 효과를 보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밤 늦게까지 더 놀기 위해서 고카페인 음료로 알려진 에너지 드링크와 술을 함께 마시거나, 칵테일로 마시거나, 혹은 카페인이 아예 섞인 주류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알콜과 에너지 드링크와의 관계를 다룬 연구는 사실 많지 않습니다.
술이나 에너지 드링크 제조사의 로비라는 음모설도 있고, 연구하는데 따르는 윤리적 문제도 있어서 주로 동물 연구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냥 술만 마시는 경우와 에너지 드링크와 술을 함께 마실 때는 대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사진_위키백과


술 사용량

대부분 연구에서 보통의 술을 마시는 경우보다 에너지 드링크를 함께 사용한 경우 술 사용량 자체가 늘어났습니다.
한번 마실 때 독한 술을 더 찾게 되고, 마시는 횟수도 증가하였습니다.
6개월 이상의 장기간 변화를 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급성기 중독증상(intoxication)

술에 취했을 때 나타는 행동입니다.
고카페인 음료를 함께 마시게 되면 각성도, 주관적 에너지가 증가하고 술로 인한 피곤함, 피로도가 줄어드는 효과는 있습니다.
즉, 술을 마셔도 덜 취한 느낌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혈중 알콜이 분해되지는 않습니다.
또 술에 대한 갈망이 더 늘어나기도 했고,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술을 더 찾게 되는 효과도 보였습니다.
기분 자체를 좋게 만들지도 못했고, 운동기능의 저하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심박수나 체온의 변화도 두드러지지는 않았습니다. 
 

알코올로 인한 기능저하

일정 농도 이상의 알코올이 뇌에 작용하면 여러 기능의 저하가 나타납니다.
에너지 드링크가 이러한 기능 저하를 되돌수 있는지에 대한 결과, 아래 대부분의 영역에서 되돌리지 못하는 결과가 많았습니다. 
 
- 단순 반응속도 및 정보 처리 능력
주의력  (일부 덜하기는 했으나 일정하지 않음)
- 기억력  (그냥 술을 마실 때보다는 조금 나아지는 정도)
- 수행기능 (반응속도와 결정속도를 조금 회복했지만 일관된 결과는 아님)
- 운동능력 (기억, 시각 - 운동 조화 수행능력 등이 복합적으로 필요한데 앞의 것들의 회복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
 
이러한 실험적 평가와는 별개로 술 마시고 다치거나, 싸우거나, 교통사고와 같은 사고(harm)빈도가 늘었습니다.
특히 위험을 동반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충동조절이 조금 더 어려워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어떻게 이런 일이?

아직까지 명확한 기전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카페인은 아데노신의 작용을 막는 역할을 해서 도파민을 증가시킵니다.
이 도파민은 자극과 보상과 관련된 뇌 부위에 작용하는 물질이지요.
따라서 카페인을 사용함으로써 자극적 물질을 더 찾게 만든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가설입니다.
술을 더 찾게 만드는 경향도 이러한 가설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론상으로 에탄올과 카페인이 반대 작용 하는 것은 맞습니다. (JOURNAL OF CAFFEINE RESEARCH Volume 3, Number 1, 2013)


술과 함께 하는 에너지드링크는 각성도를 높여주고 피로감을 줄여주는 대신, 술을 계속 먹고 싶게 만드는 욕구를 증가시켜 술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고, 문제 발생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런 음주방법이 위험한 이유는,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어 의존성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술로 인한 문제가 더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숙취해소 용도의 카페인도 그저 주의력을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효과 때문에 술이 깬다고 느끼는 것이니 술과 고용량 카페인을 굳이 함께 마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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