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이 생겼는데도 불안한 사람들의 심리

by 심리학 한줄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다.

새로운 직장, 새로운 관계, 오래 기다려온 기회.

기뻐야 할 순간인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이 불안하다.

"이게 정말 나한테 맞는 걸까", "곧 뭔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꾸 올라온다.

행복한데 편하지 않은 이 감각이 낯설고 당혹스럽다.

이것은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행복 공포증'이라고 부른다.

좋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믿지 못하고, 오히려 그 상황이 두려움의 원천이 되는 심리다.

이 패턴은 주로 좋은 일 뒤에 나쁜 일이 따라왔던 경험이 반복된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기대했다가 실망한 기억이 많을수록, 뇌는 기쁨을 위험 신호로 학습하기 시작한다.

좋은 감정에 몸을 맡기는 것 자체가 경계 해제처럼 느껴져서, 오히려 긴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심리학자 게이 헨드릭스는 '행복 상한선'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사람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행복의 최대치가 무의식 안에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상한선을 넘어서는 좋은 일이 생기면, 무의식은 균형을 맞추려는 듯 불안이나 자기 방해 행동을 만들어낸다.

스스로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이 상한선이 낮게 설정되어 있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망치는 행동을 하거나, 스스로 관계에서 멀어지거나, 기회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그 결과다.

겉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지만, 내면에서는 익숙한 자리로 돌아가려는 일관된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

좋은 것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죄책감이다.

주변에 힘든 사람이 있거나, 과거에 누군가에게 미안한 감정이 남아 있을 때, 자신만 행복해지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 느낌이 든다.

행복은 누군가에게서 빼앗은 것이 아닌데도, 마치 그런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 좋은 일이 생겼는데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그것은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좋은 것을 온전히 받아본 경험이 부족했던 것일 수 있다.

행복을 느끼는 연습은 의외로 의식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지금 이 순간이 무너지지 않아도 된다고, 이 좋은 일이 진짜라고 스스로에게 천천히 허락하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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