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아끼는 사람이 사실은 가장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by 심리학 한줄


조용한 사람이 있다.

회식 자리에서도 말이 없고, 갈등이 생겨도 쉽게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를 보며 무덤덤하거나 감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조용함 안에는 종종 아무도 모르는 폭풍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을 '감정 억제자'라고 분류한다.

이들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위험하다고 학습한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 감정을 표현했을 때 무시당하거나, 과하다는 말을 들었거나, 분위기를 망쳤다는 경험이 쌓이면 사람은 감정을 안으로 숨기는 법을 배운다.

표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된다.

문제는 감정을 억제한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리학자 제임스 그로스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내면의 생리적 반응이 오히려 더 강하게 나타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심박수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더 높다.

말을 아낄수록 몸은 더 많은 것을 감당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작은 말 한마디에도 오래 상처를 받는다.

그 상처를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잘 모른다.

본인도 자신이 이렇게까지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불편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표현되지 못한 감정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터져 나온다.

평소에 조용하던 사람이 사소한 일에 갑자기 폭발하거나, 아무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거나, 관계를 갑작스럽게 끊어버리는 것이 그 예다.

주변에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쌓여온 것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 것이다.

말이 없는 사람 곁에 있다면, 그 침묵을 무관심으로 읽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은 지금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가 말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물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 괜찮아서 말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말해도 괜찮다는 확신이 없어서 침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

그 답이 후자라면, 그 침묵은 편안함이 아니라 오래된 두려움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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