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기업상담의 이해
오늘은 Michael Carroll의 <Workplace Counselling: A Systematic Approach to Employee Care>의 1장, 기업상담의 이해를 함께 읽어보려고 해요. 정리하다보니 생각도 많아지고 글도 길어졌네요. 그럼 시작해볼게요.
1장. 기업상담의 이해
● 상담은 조직의 변화에 대처하는 직원들을 지원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직원은 직장에서 매일 일을 하는 한 자신의 문제에서 떠나있을 수 없으므로, 직원의 정신건강 수준을 개선하는 방법이 된다. 직원에 대한 지원이 곧, 조직의 성공 혹은 이익 창출을 위한 동기부여로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연구 결과는 직장을 건설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상담 서비스라는 점을 보여준다.
● 상담자는 정서적 어려움이나 위기에 개입할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훈련과 교육을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상담자는 내담자들과 상담하며 조직 내의 정신적 어려움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이해하게 되고, 직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어려움을 미리 예방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예방 조치는 큰 비용 절감효과를 갖는다.
● 상담은 그 자체로 조직 변화의 원천이다. 상담은 기업의 부속물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가치, 변화의 에너지, 수용의 활력을 가지고 있다. 즉 상담은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자각 등 다양한 역동성을 조직에 제공한다. 상담의 가치는 개인이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떻게 힘을 불어넣는지, 어떻게 그의 삶에서 사회적 책임이 이루어지는지, 또한 어떻게 결정이 이루어지는지 등과 같은 변화의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왜 기업 상담을 도입하려는지에 대한 몇 가지 이유다. Cooper는 그러한 이유를 3가지 범주로 구분한다. 첫째. 직원의 76%는 자신을 돌봐주는 수단으로, 둘째 70%는 조직의 변화를 다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마지막으로 57%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본다.
상담자들은 대개 외적인 보상보다 의미, 연민, 연대감과 같은 내적인 보상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적어도 제가 만난 상담자들은요. 그렇기 때문에 상담이라는 전문적인 활동의 경제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겸손해지곤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내담자의 입장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변화도 장담하지 못하는, 변화가 있더라도 나선형의 곡선을 그리는 상담료 지불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그렇기에 시장가격은 좀체 높아지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더욱이 '이윤 창출'이 존재의 목적인 기업 활동에 상담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업상담자라면 여기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로, 임직원의 정신건강을 돌보고 이를 통해 조직 성과와 이익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조직원 개인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전문적인 활동은 임직원의 역량 발휘에 기여하고 조직의 성과도 극대화할 수 있어요. 기업상담자는 상담자로서 임직원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조직이라는 살아 있는 집단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요. Carroll은 상담적 가치의 실천이 개인상담을 통해, 조직 자문을 통해, 기업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두 번째로, 변화하는 조직에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기업은 매년 위기를 외치며 생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국제 정세나 경제적 흐름부터 트렌드 변화까지, 불확실성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업에서 일을 추진하고 실행하면서 시시각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기업 내부에서는 미래 생존 전략을 세우고 현업으로 내려보내기도 하죠. 따라서 임직원 개인은 기업이라는 조직과 마찬가지로 변화하는 조직과 현실에 적응해야 합니다. 기업상담은 지속적인 변화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에서 발생하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인식하고 예방할 수 있어요. 공통적인 어려움이란 업의 특성 자체, 직무, 직급과 같은 요인부터 조직 문화, 조직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에서 빚어질 수 있겠죠. 우리는 상담을 하며 이러한 어려움들을 가까이에서 청취할 수 있고, 상담 통계를 통해 주요 내담자들의 특성을 분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예방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겠죠. 예를 들어, 교대 근무로 일하는 제조직 사원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면 곤란, 빡빡한 물량 요구로 인한 조직 내 갈등에 대한 교육이나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이유만으로도, 기업상담이 임직원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과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상담이 단지 '내적인 성장'을 위한 만남이 아니라 '현실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 내적인 성장'을 돕는 만남인 것처럼, 상담자들과 연구자들도 우리의 전문적인 활동의 심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알고 주장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 기업상담은 직원들이 회사에서 자신의 삶 중 1/4를 보낸다는 것을 깨달을 때 의미가 있다. 핵심적인 인간관계는 그들의 일의 한 부분이고, 개인의 정체성은 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개인적인 삶은 직업적인 삶과 통합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상담을 적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다뤄질 수 있고, 그 문제가 나타나는 바로 그 환경에서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의 의미도 아주 다양해지고 복잡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회사원들은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정도를 회사에서 보냅니다. 일터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이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상담자로서 우리는 기업에서도 한 사람의 어려움과 성장에 함께할 수 있어요. 복잡한 기업환경에서 상담자들의 역할과 책임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상담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내담자 뿐만 아니라 상담자 자신도 의미를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일 텐데요. 마찬가지로 상담의 가치를 간직하며 조직에서 실현하려는 노력을 통해, 임직원 개인, 조직, 상담자 세 주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말이 쉽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미약하게나마 실현되는 순간들을 떠올려보자면, 어려운 만큼 의미 있고 매력적인 일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