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모의 선택
곧 수능입니다.
그런데 7살 아이를 둔 가정도 11월은 선택과 결정할 일이 많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일은 매우 특별한 이벤트입니다.
이 순간은 부모가 학부모가 되는 시기이기도 하며, 아이가 건강하고 밝게 자라기를 바라는 기도가 교문 앞에서 새로운 기대와 현실로 바뀌는 전환점입니다.
저 역시도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 입학식 날, 저와 남편을 비롯한 학부모들이 교실 뒤를 가득 채웠고, 그 긴장감과 설렘, 말할 수 없는 뿌듯함과 기쁨이 교실을 채웠습니다.
학부모로서 담임 선생님을 처음 만나는 일은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제 아이에게 한 번이라도 더 시선과 관심이 가길 바라는 마음은 부모로서 자연스러운 기대겠지요.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개별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알면서도, 부모의 바람은 그 이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펴 주기를 기대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이런 기억이 떠오른 계기는 어느 강사님의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은 시어머니께서 바쁜 자신을 대신해 첫째 아이의 학교로 기독교 대안학교를 추천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강사님은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길 바라며, 현실적으로 자신이 직접 픽업하고 케어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하셨습니다. 주변에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부모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저를 마치 신념이 강한 사람처럼 바라보았지만, 사실 저 역시 아이가 평범하게 성장하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특별한 가능성을 기대하는 마음이 섞여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제 아이가 특출나게 공부를 잘했다면, 이곳 대안학교까지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고등학생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출산 후 인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며 교육에 대한 회의와 혁신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가 학교에 거의 나가지 못한 상황과 영어 교육의 기회가 부족했던 우연이 겹쳐 지금의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사님의 시어머니께서 바쁜 엄마를 대신해 손녀를 잘 보살펴 줄 학교를 추천하신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또한 강사님께서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도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
그런데 이제 돌아보면, 부모들이 바라는 '평범하게 자라길 바란다'는 마음의 의미를 깊이 탐구해볼 필요가 있음을 느낍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말 평범함일까요? 평범함이란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일까요?
남들과 다른 선택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 안에는 부모의 깊은 고민과 책임이 담겨 있습니다.
남들처럼 키우는 게 꼭 해답은 아니니까요. 혹은 특별한 누군가의 육아가 꼭 정답은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평범함이란 결국 각자의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남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이 평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의 행복과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평범한 부모의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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