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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1시간전

갈까부다

드라마 정년이가 들려준 이야기

소리를 잃고 찾은 것들 - 드라마 '정년'이 들려준 이야기

요즘 드라마 '정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정년이라는 소리꾼이 떡목이 되는 장면은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아있어요. 소리꾼에게 목소리를 잃는다는 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을 텐데, 그녀는 그 순간을 새로운 시작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은 정년에게 청천벽력이었을 텐데,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그녀가 "빈 소리를 몸짓으로 채우겠다"고 했을 때, 그 순간 무언가가 확 와닿았습니다.


삶이 우리에게 거절을 내밀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자신 있게 지원한 회사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거나, 혹은 정년처럼 자신의 재능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는 순간들이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보통 '왜 하필 나한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년은 달랐어요. 소리를 잃은 자리에 몸짓을 채워넣었고, 오히려 그 전보다 더 깊은 감동을 전하는 예인이 되었습니다. 마치 일부가 찢어져 나갔을 때, 그 빈 자리에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넣은 것처럼요.


저도 인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정년이 떠오릅니다. 그녀처럼 지금의 '거절'이, 어쩌면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춘향전의 '갈까부다' 대목이 자주 맴돕니다. 정년이가 부른 이 대목을 들을 때마다, 제 안의 작은 용기가 조금씩 자라나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닥친 시련이 때로는 축복이 될 수 있다는 걸, 정년이를 통해 배웁니다.


정년이가 소리를 잃고 오히려 더 깊은 예술을 찾아낸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거절'을 통해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도 저는 제 안의 작은 정년이를 응원합니다.


#정년이 #삶의거절을어떻게받아들일까 #좌절에서일어서는법 #고통에서새로운기회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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