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II. 비행기는 삿포로로
전날, 비가 많이 내렸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비가 계속 온다면 비행기가 뜰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4일간의 짧은 일정이기에 비행기가 지연되면 여행하는 시간은 점점 짧아질 수밖에 없다.
걱정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다음날, 비는 그쳤다. 여름옷만 넣은 캐리어는 여행을 떠나는 내 마음처럼 무척이나 가벼웠다. 돌아올 때는 반대겠지만.
이제 해외여행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포켓와이파이를 찾고(@), 카운터에서 체크인도 마쳤다. 사람이 많았지만, 운이 좋게도 내가 찾아간 항공사는 텅텅 비어있었다. 덕분에 너무나도 많은 여유시간이 생겼다. 아침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고, 면세품도 찾았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을 정도였다.
빨리 홋카이도로 날아가고 싶은 내 마음이 커서 일까, 탑승시간은 다가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비행기는 결국 출발시간보다 늦게 출발했다.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안고서 비행기는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삿포로까지는 LCC 즉, 저가항공을 타고 갔다. 비행기 자체도 작고 유난히 좌석도 좁았다. 지난 일주일이 피곤했고, 전날에는 기대와 걱정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자려고 눈을 붙였다. 하지만 잘 수가 없었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 때문이었다.
초등학생쯤 되어 보였는데 이륙하기 전부터 꼼지락거리는 게 고스란히 앞좌석에 있는 나에게 전달되었다. 좁은 자리, 답답한 기내 환경 때문에 그런다는 건 백번 이해가 갔지만 그래도 비행 내내 그러니까 짜증 날 수밖에 없었다. 직접 말은 못 하고 내 시선이라도 느끼라고 뒤를 자꾸 돌아봤지만 눈 마주치는 건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여행을 출발하는 설렘과 기쁨, 기대가 가득했기 때문에 넓은 마음으로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좁은 비행기가 많이 힘들었을 테지. 너도 나도 여행 가는 마당에 출발부터 짜증내고 힘들어하는 것보다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여행을 위해 좋을 것 같아. 여행 재밌게 하렴. 돌아올 때는 조금만 더 얌전히 있어줘!
@. 함께 움직이는 인원이 많을수록 포켓와이파이가 유용하다.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는 포켓와이파이를 대여할 수 있는 쿠폰을 싸게 팔고 있으니 확인할 것. 하루 온종일 켜 놓고 쓰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보조배터리도 같이 챙기는 것이 좋다.
2016년 7월 2일부터 7월 5일까지 일본 홋카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