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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4일간의 추억 그리고 기록

Chapter VII. 여행은 반환점을 향해

by 시간제기록자

1. 돌아오는 길



가무이 미사키를 뒤로 하고 버스는 오타루로 향했다. 원래는 배를 타고 샤코탄 반도를 즐기는 코스가 예정되어있었으나, 날씨로 인해 이마저도 취소되고 말았다. 예상보다 너무나도 이른 시간에 투어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투어버스는 곧장 오타루로 향하지 않고 오타루로 가는 길목의 한 휴게소에 멈춘다.(!)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가이드는 이 휴게소는 애플파이가 유명하다며 꼭 먹어보라고 권했다. 물론 추측이다. 알아듣는 단어는 애플파이뿐. 유명하다면 안 먹어볼 수 없다. 애플파이와 샤코탄 블루의 색을 담은 음료수를 버스 안에서 먹었다. 기대보다 맛있었다. 사과향이 입안 가득해진다. 가이드가 애플파이를 노래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또 하나 먹었다.


원래는 오타루에 내려 오타루를 구경하고 삿포로로 돌아오려 했지만 짐도 있고, 전날 삿포로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해서 그냥 삿포로로 돌아왔다. 오타루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이 다시 홋카이도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2. 저녁은 징기스칸!


삿포로의 제일번화가 스스키노. 니카 위스키 광고가 눈에 띈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고 삿포로 번화가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스스키노역에 내려 홋카이도에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 중 하나인 징기스칸을 먹으러 갔다. 원래 한국에서도 양고기를 즐겨 먹기 때문에 기대가 큰 음식이었다. 유명한 다루마보다는 조금 덜 알려진 다른 징기스칸집을 먼저 찾아갔지만 이미 예약이 가득 차 있어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차선책은 다루마. 이른 시간임에도 십분 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먹을 수 있었다.(@) 옆에 있는 일본인 커플을 주의 깊게 보니 여기 사람들은 인원수에 맞게 고기를 시키고 그것만 딱 먹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고기 먹는 습관처럼 삼인분을 시키고 밥도 시켜먹었다.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둘이서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물론 맛도 있었다. 양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옆에 같이 구워 먹었던 채소도 맛있었다. 여기에 삿포로 클래식이 더해지면... 캬!

고기를 올리기 바로 직전. 이후부터는 먹느라 사진 찍지 못했다.


3. 인형을 뽑아볼까?


스스키노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다시 삿포로역으로 돌아와 인형 뽑기를 했다. 작년에 오사카를 여행했을 때, 인형 뽑기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하나도 뽑지 못했다. 어제도 여러 번 시도했지만 실패! 오늘은 꼭 뽑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인형 뽑기에 나섰다. 그 결과 작은 인형 두 개를 뽑을 수 있었다. 무작정 시도하는 것보다는 알바생에게 이야기해 보다 잘 뽑을 수 있도록 인형을 배치해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뽑아야 되냐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바디랭귀지로 설명도 해준다.


일본 사람들에게 인형 뽑기는 생활이었다. 시간 나면 오는 곳인 것 같았고, 친구들과 혹은 연인들과 부담 없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놀이인 것 같았다. 뽑는 것도 가지가지다. 각종 인형은 물론이고 과자, 사탕에 심지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까지 뽑기도 한다. 그냥 사 먹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뽑기의 쾌감이 있겠지. 스스키노 인형 뽑기장에서 만난 커플은 커다란 인형을 뽑는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결국에는 인형을 뽑았고 지켜보던 우리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그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뽑는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었다.


To. 인형 뽑기 가게 알바생

덕분에 귀여운 인형 두 개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뽑아야 하냐는 바디랭귀지 질문에 친절하게 바디랭귀지로 가르쳐주어서 감사했습니다. 잘 뽑을 수 있게 자리를 잡아달라고 하면 달려와 문을 열어주던 친절함에 감사했습니다. 한 가지 미안한 점은 뽑지 않은 인형에 손을 대면 안된다는 것을 모르고 답답한 마음에 인형을 만지려 했던 것입니다. 바디랭귀지가 통하긴 하지만 그래도 답답했으니까요. 하지만 두 개나 뽑아왔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 돌아오는 길에 도착하는 휴게소에서 요이치 증류소에서 팔던 애플와인, 위스키 등을 팔고 있다. 요이치 증류소에서 사지 못했다면 여기서 살 수도 있다.


@. 스스키노 역 주변에는 다루마가 여러 곳 있다. 그중 우리가 갔던 다루마 4.4호점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으니 참고할 것. 대기가 같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대기해야 한다. 2층에서 기다리는 것이 보다 빠르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상황에 맞춰 기다릴 곳을 선택할 것!


2016년 7월 2일부터 7월 5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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