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홋카이도, 4일간의 추억 그리고 기록

Chapter VIII. 드디어 후라노!

by 시간제기록자
여행 셋째날의 흔적


1. 여행의 목적, 후라노와 비에이


오늘 여행의 목적지는 후라노와 비에이다. 삿포로에서 후라노까지는 기차를 타고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대구를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느낌일 것이다. 조금 먼 거리일 수도 있다. 조금 먼 거리인 후라노에 가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라벤더 때문이다. 후라노라벤더 꽃밭 사진을 보고 이번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을 정도로 라벤더를 꼭 보고 싶었다. 보랏빛 가득한 라벤더 꽃밭을 두 눈으로 꼭 보고 싶었다.


라벤더가 만개하는 7월에서 8월 사이, 삿포로에서 후라노로 가는 라벤더 익스프레스라는 직행 기차가 운행된다.(!) 일본 사람들의 네이밍 센스가 느껴지는 작명이다. 후라노 비에이 프리티켓을 구매하고 추가로 돈을 더 내면 지정석에 앉아갈 수 있다.(@) 마음 편히 지정석에 앉아가는 것이 좋다고 느꼈다. 두 시간이나 가야 되기 때문이다.


2. 후라노에는 비가 내리고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후라노에는 비가 내렸다. 이번 여행에서는 날씨 운이 없다. 삿포로에 도착한 날에는 장대비가 내렸고, 샤코탄 블루를 기대하고 간 샤코탄에서는 구름과 강풍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라벤더를 기대하고 간 후라노에서는 비를 만나게 된 것이다.


라벤더가 들어간 후라노 와인. 맛이 있을까 고민했지만 라벤더가 들어갔다길래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도 애매하고 비는 오후에 그친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바로 라벤더를 보러 가지 않고 근처 후라노 와인공장에 갔다.(#) 알코올 공장에서 늘 빠지지 않는 시음을 하고, 와인과 잼을 사들고 다시 후라노 역 쪽으로 걸어나왔다. 우비를 쓰고 걸어나오는 길은 정말 한적하고 평화로웠다. 30분 정도 걷는 길, 비도 오고 오래 걷는 길이었지만 여행객들이 잘 가지 않는 길에서 일본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To. 후라노의 택시기사

후라노 역에서 후라노 와인공장까지 당신의 택시를 타고 간 여행객입니다. 여행지에서 택시를 탄다는 것은 어쩌면 큰 각오를 하고 타야 되는 것인지 모릅니다. 정보가 없기 때문에 바가지요금을 낼 수도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타자마자 미터기를 켜는 것이 아니라 출발하고 조금 지나서야 미터기를 켜는 모습,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미터기를 종료하고 그 뒤에 우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택시의 위치를 조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라노에서는 안심하고 택시를 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기에 더 생각나고 더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 삿포로에서 후라노로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름 시즌에 여행한다면 라벤더 익스프레스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추천. 갈아타는 일 없이 한 번에 후라노 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하다. 후라노-비에이 프리티켓이 있다면 자유석은 그냥 탈 수 있고, 따로 520엔을 내면 지정석에 앉아 갈 수 있다. 단, 자유석 칸과 지정석 칸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일찍 가서 자유석 칸에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면 굳이 지정석을 예매할 필요는 없다.


@. 후라노-비에이 프리티켓은 삿포로나 신치토세 공항에서 후라노로 가는 A 티켓과 후라노-비에이-아사히카와 역 구역에서 자유롭게 기차를 타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B티켓으로 나뉘어 있다. 삿포로에서 후라노로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후라노, 비에이 등을 구경한다면 이 패스를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6,500엔.


※. 라벤더 익스프레스와 후라노 비에이 프리티켓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http://www2.jrhokkaido.co.jp/global/korean/travel/pdf/fb02.pdf


#. 후라노 역에서 후라노 와인공장까지는 자전거, 택시, 도보 등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날씨만 좋다면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면 1,000엔 안팎으로 요금이 나온다. 하지만 와인공장 앞에 택시가 대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돌아올 때 택시가 없어 걸어올 수도 있으니 참고할 것.


2016년 7월 2일부터 7월 5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