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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싱더바운더리 Aug 01. 2023

힙스터 만화 추천

2023년, 만화는 더 이상 씹덕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체인소맨", "주술회전", "최애의 아이"따위를 보며 자기가 씹덕이라 주장하는 인싸들이 득실거리는 것이 지금의 상황. 이러한 현상을 견디지 못하는 우리 힙스터 여러분들을 위해 마이너한 감성의 힙스터 만화 몇가지를 추천해보고자 한다.


1. 잘 자, 푼푼


아사노 이니오의 작품 <잘 자, 푼푼>은 새로 묘사되는 '푼푼'이라는 주인공의 성장을 다룬다. 하지만 여타 만화에서 다루는 성장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이 만화에서 조명하는 것은 성장의 부정적인 면면이다. 가정에서의 불화, 외숙모와의 첫 경험, 첫사랑 아이코와의 뒤틀린 관계를 통해 점차 '회피형 인간'이 되어가는 푼푼이 겪게 되는 성장은 절망 그 자체. 빛의 활용이 돋보이는 유려한 작화와 음습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특징으로 본래 아는 사람만 아는 만화였지만, 그 특유의 마이너한 감성으로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2. 룩백

우리에겐 <체인소맨>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후지모토 타츠키의 작품 <룩백>. 자신의 만화적 재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후지노와 집에 틀어박혀 만화를 그리는 교모토라는 두 소녀 사이 관계가 이 만화의 주요 테마이다. 일련의 사건들이 차례로 진행되며 그들은 영영 이별하게 되지만, 만화에 대한 진실된 마음으로 그들은 서로를 또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영화적인 연출과 아름다운 작화로 풀어낸 이 과정들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이 작품에 녹아들 수 있게 된다. 한국에도 정발된 작품이고 길이가 길지 않으니 기회가 된다면 구매해서 읽어보길 바란다.   


3. 악의꽃

오시미 슈조의 <악의꽃>은 주인공 카스가 타카오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인 사에키의 체육복을 훔치는 아주 충격적인 도입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사실을 또 다른 주인공인 나카무라에게 들키면서 <악의꽃>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 세 명간의 오묘한 관계가 그들의 '특별해지고 싶은 욕구'로 인해 위태롭게 유지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이 만화의 차밍포인트다. 탐미주의적인 그림이 돋보임과는 다르게 멘탈이 갈리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이러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4. 치이는 조금 모자라

아베 토모미의 <치이는 조금 모자라>는 살짝 모자란 아이 치이와 실질적 주인공인 나츠, 그리고 그들 주위를 둘러싼 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성장물이다. 불우한 가정사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자격지심이 강했던 나츠가 작 중 가장 순순한 인물인 치이와 함께 지내며 겪는 사건들로 인해 생기는 감정의 변화. 그것이 이 작품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단순 해피엔딩에서 방향을 비틀어 의도적으로 독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심어주는 엔딩 역시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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