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전라
벌거벗은 가난의 모습은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by
노푸름
Aug 26. 2015
가난이란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고
좋은 집에서 살지 못하고
아플 때 쉬지 못하는
그저 슬픈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만한 생각이었다
가난에겐 형용사도 사치였다
가난이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집에서 살지 못하고
쉬지 못하는
서러움의 연속이었다
세상이 좋아진 탓에
가난의 정도는 달라졌지만
아직도 가난이란 숙명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이 있다
발가벗겨진 그들의 처지를 보며
가장 복받쳤던 이유는
삼일을 꼬박 걸어야 하는 것보다
그렇게 걷고도
내일 또 치열하게 걸어야지만
삶을 연명할 수 있다는 막막함이었다
그 막막한 가난의 무게를 지고
산을 오르는 아이는
이미 흐르고 있는
눈물을 부여잡는다
따가운 코와 뜨거운 눈은
아직 어린 아이에게
버거워보인다
그 설움은
부모의 마음을 들끓게 만든다
가난보다 더 슬픈
자식의 가난
묵묵히
그리고 조금씩
그들에게 드리워진
가난의 거품을 걷어낸다
그들은 오늘도
가난과 희망이라는
두 라이벌을 싣고
하루를 오른다
그 라이벌은 치열하게 대립한다
누가 이길 진 모르겠지만
신이 있다면
아이의 숙명에
조금은 개입해 주면 좋겠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집
그리고 그곳에서의 안식이
그 아이에게
엄격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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