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방

꺼내기 어려운 마음이 담긴 당신의 무거운 가방

by 노푸름

나는 내 마음을 드러내는데 있어 많이 서툴다.

불현듯 생겨난 감정에 화들짝 놀라

나 혼자 몰래 꺼내어보고 들여다보고를 반복하다

적절치 않은 것 같아 다시 감춘다.


그렇게 마음 가방 안에 쌓인 무구한 마음들

이런 걸 보고 소심하다고 하는 거겠지?


내 마음을 보여줄 타이밍이

다시 생길진 모르겠지만

내가 마음 가방에 마음을 넣는 일은

순간 생겨난 마음을 내뱉음으로써

얻게 될 것보다,

잃게 될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해 내린 나의 결정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늘 뒤에서 속을 끓이다가

앞에서는 금세 미지근해지는 사람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내 순간의 감정을, 판단을 믿지 못한다.


그러다

나와는 다르게

아주 솔직한 사람을 본 후, 깨달았다.

내가 들인 버릇은 아주 안 좋은 버릇이라는 것을.


아마 사람들은 알았을 것이다.

내가 어떤 감정을 감추고 있는지

표정에서 티가 다 났을 테니까.

나의 가식과 위선을 보았을 테니까.


그렇게 관계의 벽은 견고해지고 높아진다.

그렇게 조금씩 고립되어가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같은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아

내 마음을 이렇게 적어본다.


순간 순간의 내 감정

그 감정들을 믿음으로써

나의 주장도 의견도

피력할 수 있다

그 순간 온전한 내가 있다


하지만

내 감정을 믿을 수 있는 건

상대방의 반응이다

상대방이 내 무거운 마음가방을

들어줄 의향이 없으면

나도 마음가방을 굳게 잠그고

무겁지 않은 척 걸어간다


나는 마음 가방을

들어줄 사람이 생겼으면 싶다.


그사람이나 나나

마음을 공유할 때, 상대방이

더 무거워질까 걱정되긴 하겠지.


그래도

그 질량을 떠나서

자신의 특별한 마음 가방을 주고 받는

편한 존재가 생긴거니까


서로의 마음 가방을

건넬 때

그때 만큼은

무거운 무게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으니


그 사람을 찾는다면,

당신의 마음 가방의 무게와는 상관없이

들어줄 의향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또한 그사람의

마음가방의 무게가 얼마나 되든

함께 들어줄 것이다.

그의 마음을 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