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스가 나지 않도록
내게 글은 기도이고
글쓰는 이는 수도승이다
기도하는 대신
글을 쓰고
참회하는 대신
글을 읽는다
글을 쓰며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한다
글은 집안의 카페트와 같이
언제나 낮은 곳에서
낮은 소리를 들으며
기스나지 않게 방어해준다
그런 글이 좋아
떠나간 이에게 나의 바람을
이야기 하기보단
글을 쓰며
당신을 그리워 하는 일을 선택했다
나는 그대를 그리워 하는 대상이 된 이상
결코 앞서 나갈 수 없고
당당할 수 없지만
그대 기억 속에 묻혀
괴로울 바에야
그 편이 낫겠지요
이제 당신에게 기도하지 않겠어요
누구도 내 인생을 점쳐줄 수 없고
내가 치열하지 않으면
누구도 돌봐주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