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는 엄마 방

이제 엄마방엔 엄마가 없다.

by 노푸름

내 방에서 일곱 걸음이면

엄마 방


이제 보니 엄마 방엔

아무것도 없었다


엄마를 느끼고 싶어 찾은 엄마 방

원망스러울 정도로 아무것도 없다


엄마가 떠나고 남겨진

이 주인 없는 방에는

서늘한 외로움만이 켜켜이 쌓여있다


난 왜 한 번도

그 외로움을 쓸어주지 못했나


공허함만이 있는 이곳에서

당신이 얼마나 외로웠을지

가늠하기조차 두렵다


뒤늦게


송구스런 마음이

글썽인다


그 회한의 눈물을

미처 보지 못하고 떠난

여린 엄마


이토록 보고 싶은 엄마인데

그 열 걸음을 떼지 못했던

미련한 딸


이젠 천 걸음을 가도

안을 수 없는

엄마의 따스한 체온


나를 느낄 수 없는

당신을 생각하며


밝은 낮엔

애꿏은 하늘탓을 하며 눈물을 머금고


고요한 밤엔

나를 엄습해오는 그리움과

상실의 슬픔에 눈물을 꽉 깨문다


당신의 옅은 온기라도 잡고

애원도 해봤지만

화도 내봤지만


안 된다는 걸 알기에

나는 당신의 방에서

당신을 찾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당신이 희미해지지 않게 할 거예요

이젠 당신을 외롭지 않게 할 거예요


우린 헤어져서야 비로소 함께네요


우리딸

하고 불러주는

당신의 목소리가

이토록 사무치게 그리울 거란 걸

미리 알려주지 그랬어요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