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ate

나를 도둑맞았다

by 노푸름

그립지 않다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내 자존심이 하는 말


나는 그 거짓된 마음을
용납할 수 없다


그 헛된 다짐을 들여보는 순간

나를 도둑맞은 기분이 들거든


다 잊었다고

하나도 생각 안 난다고

호기로운 척하는 것도

이젠 흥미를 잃었어


구석구석 너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내 눈물을 마주할 거야


나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가 아니라고 말하던 너


그 지독한 가스실에서

이해라는 방독면을 쓰고 버텨냈지


가스실을 나와보니

그건

내 기대였어


끊어낼 용기 대신

비겁한 용서를 선택했지


그 대가로 나다움을 잃어갔어


내 자신을 사랑해주지 못한

지난 날을

추했던 내 모습도

비춰볼 거야


한심했구나

아팠했구나

견더냈구나


필터를 지우고

생 카메라로

제대로 보고

제대로 슬퍼할 거야


감상에 젖어

추억을 왜곡하고

찬란하게 만들진 않아야지


나는 거짓된 마음을

용납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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