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이고, 미니멀리스트입니다> 1편

비운 자리를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by 노푸름

딴 길 새기 만재 ADHD 환자를

미니멀리스트로 만든 생활 백서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취향도 지키고, 정리도 간편한

ADHD 맞춤 정리정돈법

나를 어지럽히는 산만함에서 벗어나

덜어내고, 선택한다!

비워진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우리 ADHD들도 참 많은 부류로 나뉜다.


여기서 나는 세심하게 나눌 수 있지만, 그럴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ADHD 환자인지라 그것에 공을 들이다가 정작 중요한 내용을 전하기도 전에 지쳐 연재를 중단할 것 같다. 깊이 있는 특징을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에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며, 대략적인 특징만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충동적

�주의력 부족

�복원의 어려움

�느슨한 시간, 경제 감각

이 외 다른 것도 있지만 충동 조절과 주의력에서 파생되는 것이 대부분으로, 그 근본이 되는 4가지 특징만 소개해 볼 생각이다. 이 4가지 특징이 내 미니멀한 생활에 어떤 어려움을 주는 지, 그게 얼마나 심각하고 문제이고, 얼마나 지독한 일인지 말해보려 한다.

�내 도파민 내놔~

누구나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만, 우리 ADHD 환자들은 꽤 많이 영향을 받고 충동에 지배당한다. 단순히 '순두부 먹기로 했는데, 오늘은 제육이 땡기는데?' 정도의 충동이 아니다. 우리는 개인의 생활 뿐만아니라 사회적인 상황에서도 갑작스러운 충동이 일어난다.

"오늘 회사 가기 싫은데, 아프다고 하고 빠질까?"

물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혹은 꽤 자주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지만, ADHD의 뇌는 그 충동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두뇌 풀가동이 시작된다. 이렇듯 생각보다 잦은 충동의 유혹에 휩싸이는데, 이런 원인에는 "절제력"이 부족한 탓이 크다.

절제력이 강화되기 위해선 도파민의 도움이 절실한데, ADHD의 뇌는 도파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뇌는 도파민이 분비된 후, 적절한 양이 재흡수 되는데, 그 과정이 있어야만 우리의 신체를 우리의 생각대로 움직이게 한다. 즉, 절제력을 가지고 행동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ADHD 환자들은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된 후 재흡수가 되는 양이 평균에 못 미친다. 그로 인해 ADHD 환자의 뇌에서는 하루종일 '도파민 내놔~ 도파민 내놔~' 라며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그러다 옛날 괴담에 나오는 명대사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처럼 뇌에서는 부족한 도파민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유혹을 제안한다.

"이렇게 하면 더 도파민이 나올 것 같은데! 그렇게 하는 거 어때?"

"저기로 가면 도파민이 더 나와! 저기로 가!"

한을 풀지 못해 구천에 떠도는 귀신처럼 뇌가 계속 나에게 외치는 이유는 나름대로 기구한 사연이 있는 것이다. 얘도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 치는 것 같다(이렇게 생각하면 내 뇌가 좀 안쓰럽다).

잦은 충동과 낮은 절제력은 지속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금방 실증이 나거나, 우선순위가 쉽게 바뀐다. '지구력'이나 '인내심'의 개념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ADHD 환자 중에는 한 분야에서 특출난 재능을 보이며,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주구장창 하는 것이다. 질릴 때까지.

하지만 그 반대로 실증을 느끼는 분야가 많다. 이 실증은 생활을 피곤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솥밥을 해 먹고 싶어서 샀다고 치자, 이른 실증으로 몇 번 쓰지도 못하고 찬장에 처 박아 둔다. 그런 식으로 쌓여가는 냄비들에 넣을 곳이 없어진 탓으로 비싸게 주고 산 냄비솥을 저렴한 가격에 급하게 처분하게 된다. 그럴 때면 후회가 밀려온다.

"그땐 정말 사고 싶었는데, 결국엔 잘 안 쓰네."

이런 관리 소홀은 ADHD가 대표적으로 겪는 충동 조절의 어려움에서 비롯된 일이다. 관리가 되지 않고, 불필요한 지출과 에너지 소모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내 삶의 미니멀 라이프 도입은 더욱 시급하다. 그렇지만 쉽지 않다는 것도 현실이다.

�평범한 하루를 향한 ADHD의 기도

ADHD 환자는 간소함을 유지하고, 현재에 만족하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면 ADHD는 맥시멀리스트가 아니냐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맥시멀리즘'으로 살아가면 어떻겠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물론 맥시멀리스트도 좋지만, ADHD 특성과 한계를 알고 나니 맥시멀리즘은 기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사고 싶은대로 다 사고 맥시멀리스트처럼 수많은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내 경험상 방치하게 될 게 뻔했다(그런 경험이 대부분이다). 결국 주변 환경은 엉망이 될 것이다. 나의 쾌적한 삶을 위해 그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ADHD에게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한 라이프 스타일이기보다 단 한번이라도 고요한 일상을 누리고 싶은 꿈일 수 있다. 남들보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상에 사는 ADHD에겐 단조롭고 정돈된 미니멀리즘은 평범한 하루를 위해 절제하는 수도승의 수행과도 같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유튜버가 있다. 바로 '플랜디'다. 그녀는 2주에 한 번 일상을 올린다. 수작업으로 패브릭, 가죽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한다. 특히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영상이 포인트다.

1인 가구의 식탁을 소담스럽지만 다채롭게 꾸미는 과정을 보며 보는 내내 편안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자취는 말할 것도 없고, 요리를 위해선 수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은가. 요리가 다양해질수록 더 많은 도구가 필요한데, 조리도구 뿐만 아니라 식자재까지 야무지게 관리하는 꼼꼼함과 완벽한 수납, 깔끔한 정리정돈. 처음 브이로그를 본 그날 이후 내 생활의 이상향이 생겼다.

"저도 저렇게 야무지게 살 수 있을까요?"

그 사람과 똑같은 구조에 산다고 해서 정리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럴 확률은 적다. 그 사람이 쓰는 제품을 나도 쓰면 안 흘리고, 자주 활용하며 수 십개의 도구를 관리할 수 있을까? 답은 'NO'다. 안타깝게도 내게는 체계적이고 꼼꼼함이 필요한 영역에서 가장 취약하다. 유통기한이 넘은 소스, 곰팡이 슨 식빵까지. 그럼 미니멀리즘을 포기할 것이냐. 그 대답도 'NO'다. ADHD도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미니멀리즘을 원하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미니멀라이프 방법을 고안해 내고 싶었다. 나는 나에게 맞는 미니멀리즘을 찾는 데 성공했다. 또 나처럼 미니멀라이프를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얻은 명쾌한 팁과 해답을 나누고 싶다. 분명히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꾸준히 지속하게 된다면.

- 다음화 2편 [지구 역사상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부족 '주의력 부족']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