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이고, 미니멀리스트입니다>
2편

비워낸 곳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by 노푸름

딴 길 새기 만재 ADHD 환자를

미니멀리스트로 만든 생활 백서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취향도 지키고, 정리도 간편한

ADHD 맞춤 정리정돈법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도 느낄 수 있는

간소함의 행복

산만함은 덜어내고, 내게 귀한 것만 모은

라이프의 매력



ADHD의 특징 중 2번째는 '주의력 부족'이다. 주의력이라 하면, 인간의 생존 본능의 하나로 위험을 관찰하고, 감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한 가지 예로, 길을 걸을 때 뒤에 차가 오는 것을 감지하고 차를 피하는 행동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수반되야 하는 게 '넓은 시야'이다. 보통 ADHD들은 하나의 몰두하면 주의력이 약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전체적인 분위기를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

내 뇌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이런 주의력 결핍의 원인은 앞서 말한 도파민도 문제가 있지만, 새로운 화학 물질 '노르에피네프린'의 문제가 크다. 도파민은 '동기 부여'를 돕는다면, 노르에피네프린은 '각성 유지'를 돕는다. 각성은 우리를 깨어 있게 만들고, 주의를 살피게 만든다. 그런 호르몬이 나오지 않은면, 금방 내 주변에 위험하거나, 집중해서 처리해야 할 일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한다. 한다고 해도 실수가 많거나, 빼 먹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청소를 할 때, ADHD 환자는 아무리 꼼꼼히 한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청소하고 지나간 곳에 먼지가 떨어져 있거나, 문 뒤쪽은 청소를 하지 않는 까먹을 때가 많다. 그것은 주변 환경이 어떤지 세심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충 보고 지나간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기존 서류의 양식에 맞춰 똑같이 만드시오'라는 미션을 받으면 ADHD환자는 좌절한다. 언제나 완벽을 위해 두 번, 세 번 체크하지만 미처 체크하지 못한 것이나, 이미 체크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실수나 착오가 '무조건' 발견된다. 차라리 1회성 실수였다면 '나중에 그 부분 한 번 더 봐야지' 하고 넘길텐데, ADHD 환자에게는 그런 사실이 언제나 충격적이다. 그리고 물음표만 남는다. '분명히 보고 지나갔는데, 왜 내가 본 거랑 다르지?'

이러한 주의력 문제는 약물 치료를 한다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약을 먹지 않고 10시간 동안 한 페이지의 오타를 발견하라고 하면 찾겠지만, 우리는 300페이지가 넘는 글을 보고 검수하는 데 문제가 없는 역량을 지녀야하는 현대인으로서 약물 없이 정확하고 빠른 일처리는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는 꽤 많은 ADHD 환자들이 반복적으로 겪으며, 나도 그렇다. 이런 일은 결국 내 안에 누적되고, 결국엔 나도 나를 믿을 수 없게 되버린다. 철저히 자신감을 잃게 된다.

그런 특성 때문에 '둔하다'는 이미지를 얻을 때도 있지만, 그건 오해다. ADHD는 환자마다 비범한 예민함을 가지고 있다. 나는 사람들의 표정과 마음을 이해하는 감정적 예민함을 가졌다. 나와 같은 증상의 사람들은 뇌에서 필터링 기능이 적절히 작동하지 않아 외부의 모든 정보와 자극을 스펀지처럼 쑤욱 빨아들이게 된다. 다른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감정의 과부하가 생기기 쉽고, 감정의 중추 역할을 하는 편도체가 과하게 활동 중이라, 감정이 증폭되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외에도 감각적, 사회적 신호에 대한 예민함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이렇듯 예민함의 증상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자신의 예민함에 몰두되어 합리적으로 주위를 신경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의력 결핍은 미니멀리즘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함'에 있다. 여기서 '군더더기'는 단순함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서 제거해야 하는데, ADHD가 아무리 제거하고, 제거해도 무한성처럼 계속해서 증식되는 군더더기에 지치게 된다.

✍️ 그 어려운 일을 하려는 이유?

사실 약물 치료를 하게 되면 ADHD가 겪는 생활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가 된다. 하지만 약물 치료를 해 본 사람으로서, 약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주의력을 정상 수준으로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고, 부족한 부분에 기존의 에너지를 끌어다 쓰면 향상성의 원리로 다른 곳에 써야 할 에너지가 소진되고 만다. 나는 약 없이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미니멀리즘을 통해 ADHD 환자들이 조금 더 평온한 삶을 살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약을 먹지 말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 약을 먹고 호전되는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약'을 맹신하고 의존하는 것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ADHD 환자들이 각자에게 맞는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약의 효과가 닿지 않는, 또는 약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을 나에게 맞게 바꾸는 고민도 포함이다. 물론 눈에 띄는 생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나도 시행착오를 겪었고, 아직도 겪는 중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나의 문제가 개선이 되면 좋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여러분께 드릴 건 특효약이 아니다. 모든 게 해결이 된다는 걸 기대한 독자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그렇지 않은 게 더 많다.

그럼에도 나는 희망을 품는 걸 보면, 미니멀한 삶에 대한 갈망이 큰 것 같다. 만약 나처럼 미니멀한 삶에 대해 미련이 많고, 그 길에 조금이라도 닿고 싶다면 분명 어려움이 개선될 거라 자부한다.

�️미래의 나야! 잘 부탁해!

ADHD 환자는 다른 사람들의 비해 인생의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지저분하고, 게으르고, 실수 투성이인 삶을 누가 손가락질 할 수 있으랴. 그렇지만 나만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만은 'ADHD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말로 내 삶을 북돋는 일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싶다. 다들 알겠지만 ADHD 환자는 다른 질환에 비해 단점은 작고, 장점이 큰 병이다. 단점이 치명적일 수 있지만, 그리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저 우리는 '우리는 남들에 비해 이런 약점이 있구나'깨닫고, 자책하는 일을 멈추면 된다. 그것으로 여러분이 할 일은 다 한 것이다.

이제는 나의 약점과 불안에서 벗어나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바라보자. 기어코 말리는데도 내가 가고자 하는 삶은 무엇인지, 그게 정말 불가능한지, 가능한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그건 미래의 나에게 미루자. 걔만은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겠지.

- 다음화_3편 '?? : 원래 있던 자리가 어딘데?_실행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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