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곳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딴 길 새기 만재 ADHD 환자를
미니멀리스트로 만든 생활 백서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취향도 지키고, 정리도 간편한
ADHD 맞춤 정리정돈법
나를 어지럽히는 산만함에서 벗어나
덜어내고, 선택한다!
비워진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정리했지만, 여전히 지저분하다.
왜 정리가 되지 않을까?
그 이유는 모두 필요하다고 이미 정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한번 자리에 들인 이상 웬만해선 버리기 쉽지 않다.
책상 정리를 위해서는 책상에서 주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간결하게 정한 후, 그와 상관 없는 물건은 단호하게 버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연관성이 있는 물건도 그 분류를 촘촘하게 나눠야 한다. 그래야만 ADHD의 혼란스러운 두뇌에 편리함을 더해줄 수 있다.
물건의 자리가 명확해질수록 생각이 명료해진다. 생각이 명료해지면 행동에 군더더기가 사라진다. 결국 물건의 자리가 확실하면, ADHD는 많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 바로 그 물건의 위치에 두는 습관이 생긴다. 그 습관은 ADHD의 특성인 원상 복귀에 어려움을 보완하고, 책상이 어지럽혀 지는 것을 예방한다.
내 책상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지갑이나, 안경 등은 잡화 수납함을 만들어 분류해 두고 찾아 쓰는 것이다.
가장 처리하기 힘든 종이. 종이는 쌓아두면 쓸데 없지만, 내 취향에 있어 중요한 물건이다. 그 물건은 파일로 정리해 둔다.
캘린더와 초시계도 ADHD에게 필요한 물품이라 생각해서 구비해 두었지만, 달력에 적어두는 것보다는 내가 주로 사용하는 다이어리에 적어 정리하거나, 스마트폰 캘린더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 물건이 있으면 내가 더 완벽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구비했지만, 내가 이 공간에서 하고 싶은 일은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글쓰기다. 조금 더 강경하게 글쓰기와 관련 없는 물건은 치우기로 한다.
어쩌면 이런 문의가 있을 것 있다.
너무 많은 스케쥴과 업무를 관리해야 한다면요?
만약 ADHD 환자들의 라이프를 단순히 업무 효율이나 인테리어 방법을 찾기 위한 사람이라면 이 글은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ADHD의 산만함으로 사고 체계화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미니멀한 환경 조성해 집중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많은 업무와 일정을 소화하는 것보다, 그 많은 일정을 어떻게 단순화하고 줄여나간 후, 궁극적으로 혼란한 ADHD의 생활에 자신감을 높여줄 것인지 생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니 그 물음에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일을 줄이세요." 라고.
책상을 보면 더 치울 수 있는 게 있어 보인다. 파일과 노트. 책 등등 이것을 모두 치울 수 있었지만, 치우지 않은 이유가 있다.
ADHD를 위한 미니멀 라이프는 결코 모든 것을 없애는 라이프 스타일이 아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정한 뒤, 그 가치에 애정을 가지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책은 내게 중요한 물건이다. 나는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만들며 살고 싶다. 책상에서 할 일인 '글쓰기'도 그 일환 중에 하나이다.
누군가는 화분일 수도, 누군가는 음악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화분은 필요 없다고, 스피커는 무슨 스피커냐고 치우라고 할 생각은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많은 취향 중에 어떤 걸 남길 것이냐이다. 어떤 물건이 나와 오랫동안 함께할 것인지 알 수 있는 안목과 혜안을 기르는 훈련 중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낫다.
책에 꿈을 품은 내게 책상 위에 올려둔 책은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 내가 출판 일로 마음이 어수선하고 복잡해 질 때, 본질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의미있는 책이다. 남들에게 필요 없지만, 내게 필요한 물건. 그것만으로 치우지 않을 이유는 충분하다.
가끔 친구들은 내게 말한다. 너는 모든 일에 미련이 없어 보인다고. 반은 맞다. 어떤 일이 끝났다 생각이 들면 확실하게 단념한다. 나머지 반은 틀렸는데, 시간이 지나면 후회도 되고, 미련도 생긴다는 점이다.
ADHD 환자들에게 미니멀리즘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견물생심이라, 버리자니 아깝고 아쉬운 마음에 버리기까지 주저한다. 기준을 세웠지만, 흔들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나중에 또 사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미련. 후회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밀려올 수 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과거의 경험이지, 앞으로 실제 일어날 일이라 단언수 없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고 만족하며 사는 나의 하루, 미래에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을 쌓아두는 일. 이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이익이고 손해일까.
물건을 채우는 건 불안함과 결핍에서 비롯된다. 나중에는 이 물건을 갖기 어려우니까, 이 물건이 없으면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빈 곳이 어딘지 찾느라 바쁘다. 실은 필요한 물건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가장 간단한 책상 정리만 해도 할 수 있다.
많은 물건이 책상에 있으면 효율적이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빠르고 효율적인 처리는 ADHD의 도파민을 충족시키기에 제격이지만, 중독되면 안 된다.
빠르게 하고 싶은 조급함을 내려 놓고, 최소한으로 만족하는 자세를 익힌다면 효율적인 것보다 번거롭더라도 더하지 않으려는 진정한 미니멀리즘의 미덕을 실천할 수 있다.
불교 개념 중 '공(空)'이라고 있다, 한자는 '빌 공', 영어로는 '슈나타'. 비우면 채워진다는 의미다. 가지를 치며 정리해 나가는 의지야말로 비움으로 가는 수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상은 전보다 비어졌다. 내 마음도 많은 걸 포기한 상태다. 빈 자리에 무엇이 들어올까.
ADHD의 미니멀리즘 책상 정리 tip
1. 책상 위에 쌓인 지로 영수증
바로바로 납부하기 힘든 지로 영수증은 책상에 두지 말고, 핸드폰 파일로 찍어 저장해 둔 뒤, 버린다.
2. 쓸모 없지만, 추억이 담긴 종이를 버리기 아쉬울 때
추억과 관련한 종이들은 버리기 어렵다. 개별적으로 두지 말고 잘 보이는 투명 파일에 넣어 한번에 보관한다.
3. 문구러버지만 '하나면 충분해'
펜은 펜꽂이 보다는 필통을 활용하자. 만약 자주 쓰는 펜이 있다면, 노트에 꽂아두고 사용해도 좋다. 무심코 여러가지 펜을 책상 위에 올려 두다 보면 어느새 무한 개의 펜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잊지 말자. 하나면 충분하다.
4. 수납함에 넣어 두기
지갑이나 파우치 같은 소품들은 책상에 두는 것보다 미디움 사이즈의 수납박스에 따로 분류해 두자. 이때 수납함은 높은 것보다 낮은 것이 좋다. 수납함이 높으면 아래에 있는 물건이 잘 보이지 않고, 밑에 있는 물건을 꺼내기 어렵다. 되도록 넓고 낮은 걸 쓰는 것이 ADHD들이 관리하기 좋다.
다음화_ 10화 ADHD의 옷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