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이고, 미니멀리스트입니다> 12화

빈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by 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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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길 새기 천재 ADHD 환자를


미니멀리스트로 만든 생활 백서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취향도 지키고, 정리도 간편한


ADHD 맞춤 정리정돈법



나를 어지럽히는 산만함에서 벗어나


덜어내고, 집중한다!


비워진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나의 겨울옷, 여름 옷, 간절기 옷을 모두 합치면 패브릭박스 두 개 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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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옷은 모두 꺼내 두어서 현재 이 패브릭박스에는 여름옷과 간절기 옷만 있다.


더 줄이면 줄일 수 있겠지만, 줄이지 않았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글을 쓰고 있는 나지만, 그럼에도 완벽하지 않다. 서서히 간소함에 이르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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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ADHD를 위한 미니멀리즘은 완벽하게 줄이는 것이 아닌,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 본질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과 함께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싶다는 핑계로 미니멀리스트로서 개선될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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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은 옷을 버렸다.


해져서, 실증이 나서 등등 그렇게 버려진 옷은 잘 처리 됐겠거니 내 알 바가 아니었다.


알고보니 우리가 버린 옷의 대부분은 캄보디아 같은 최빈국으로 간다고 한다. 그곳에서 팔리는 옷도 있지만, 팔리지 않는 옷은 캄보디아의 벽돌공장으로 간다.


벽돌 공장에는 젊은 청년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며 불을 지피고 있다. 그 옆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조한 택이 붙은 옷이 가득 쌓여있다. 땔감용이다.



불똥 튀는 건 유해 가스에 비하면 양반이다.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 섬유 소재들은 불에 타면서 환경 호르몬을 내뿜는다. 그 앞에서 캄보디아 청년들은 땀을 흘리고, 불이 꺼지지 않게 그 앞을 지킨다.


다큐 : https://youtu.be/FcLwJLOFVDQ?si=552QgLwpzPxNVqME

이 다큐를 본 후로 나 자신과 약속을 했다. 나 한 사람이라도 옷을 줄이자고.



약속을 지키는 데 미니멀 라이프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준다. 트렌드가 생기면 그 옷을 입고 싶고, 새로운 옷으로 치장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지만, 버리기 까지의 기간을 조금이나마 늦춰보려 한다.



그 기간을 늦추기 위한 방법으로 기능과 품질이 좋은 옷을 선별하는 안목을 쌓는 방법을 택했다. 안목은 가성비 있게 느는 편이 아니다. 평균적으로 그 과정이 더디고 비용이 많이 든다.



그 과정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행동으로 브랜드만 따져서는 헛수고다. 브랜드 택을 떼고도 이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아래의 4가지 의류와 잡화는 양질의 제품으로 구비해 두면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입을 때마다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니, 잘 기억해 두었다가 구비해 둬도 좋을 것 같다.



만수무강 '데님'


데님은 가죽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해진다. 그 이유는 마찰에 의해 일어나는 색빠짐이 형용할 수 없는 패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청바지로 만들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좋은 데님은 직조 방법과 염료를 쓰고, 세밀한 바느질이 우수한 품질을 좌우한다.



그 중 재패니즈 데님이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 오카야마 지역에서 나는 데님은 전통 방식을 고수해 전 세계 하이엔드 브랜드(루이비통, 디올 등)조차 데님 원단만큼은 오카야마산을 수입해 쓸 정도로 기술력이 압도적이다.



그 기술력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데님을 짜는 직조 기계에 있다. 오카야마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구식 직기(Shuttle Loom)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어, 신식 직기에 비해 원단은 폭이 매우 좁아 원단의 묵직함을 지니고 있다.



또 청바지는 몸의 곡선에 맞춰 자연스럽게 굴곡이 지는 게 매력인지라, 유연하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선 구식 직기가 필요하다.



구식 직기는 천천히 짜이기 때문에 원단의 조직감이 훨씬 탄탄하고, 세탁 후에도 쉽게 늘어지거나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 힘이 있어 내 몸에 맞는 고유한 디자인을 만들기에 적합한 데님이다.



구식 직기로 짠 셀비지를 고르기 위해선 원단 끝의 스티치와 마감을 잘 살펴보면 구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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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 끝을 보면 조밀하게 짜여진 깔끔한 면(면직물 그대로의 끝)으로 되어 있고, 그 위에 빨간색이나, 노란색 실이 한 줄 들어가 있다.



원단 표면을 손바닥으로 쓸어보거나 밝은 조명 아래서 비스듬히 비춰보자. 군데군데 좁쌀처럼 튀어나온 실 뭉침(Slub)이 보일 것이다. 이걸 보고 불량이라고 생각해 패스하면 안 된다. 뭉침이 보이는 이유는 실을 느슨하고 불규칙하게 엮는 구식 직기의 특성 때문이다.



끝으로 데님 밑단을 뒤집어서 바느질을 확인해 보자. 체인 스티치는 나중에 세탁했을 때 원단이 수축하면서 밑단에 입체적인 밧줄 모양의 물 빠짐(Roping Effect)을 만들어낸다.



▶ TIP


진짜 좋은 청바지 상세 페이지에 비밀이 있다. 단순히 '셀비지'라고만 적지 않고, "Old Shuttle Loom(구식 셔틀 직기) 사용" 혹은 "Vintage Loom 사용"이라는 문구를 강조해서 적어둔다.



그 외 택에 적힌 단어


"Unsanforized" : 셔틀 직기로 짬


"Toyoda Loom" : 일본 오카야마에서 주로 쓰는 구식 직기 브랜드 이름


"Shuttle Loomed" : (방축 가공을 하지 않은 생지 - 구식 데님의 특징 중 하나




가볍고 따뜻한 '다운'



'더 노스페이스'를 직수입하는 영원무역은 재활용 오리털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13개의 제품군에 대해 전량 회수하고, 해당 모델을 구입한 고객은 전국 매장 어디서나 교환해 주기로 했다.



이번 재활용 오리털 패딩으로 나는 충격과 적잖은 실망감을 느꼈다. 그 비싼 오리 털을 진짜 순수한 오리털로 만들었는지 모두 확인하는 데는 실제로 어렵다고 한다. 그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도 입어봐도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 하니, 더더욱 한숨이 나왔다.



매장에 간다면 기본적으로 필파워 솜털과 깃털의 비율을 확인해야 한다. 보통 솜털과 깃털은 80:20, 많으면 90:10 정도다. 솜털이 많아야 따뜻하니, 꼭 솜털의 비중이 많은지 체크하자.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다음으로 눈여겨 볼 것이 다운프루프(Down-proof)이다. 이 솜털이 빠져나오지 않게 견고하게 박음질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박음질이 되어 있어야 관리도 쉽고, 세탁도 편하다.



TIP


매장에서 가장 밝은 곳에 가서 옷을 비춰보고 박음질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 양을 체크하자. 빛이 많이 새어 들어온다면, 그만큼 솜털이 빠지게 된다.



손바닥으로 비벼보거나 팡팡 쳐서 박음질 사이로 하얀 먼지가 올라오는지 확인하자. 그 먼지는 솜털의 일부분으로, 그 먼지가 많이 난다는 것은 박음질이 촘촘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보온이 약해질 우려가 있는 제품이다.



올라운더 '캐시미어 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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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의 보석이라 불리는 캐시미어의 진가는 가을과 겨울에 빛을 발한다. 이 녀석은 신기하게도 정상 체온 유지를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실내와 실외를 자주 오가는 업무가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점을 주는 옷이다.



다만, 다재다능한 만큼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게 비싼 캐시미어를 고르기 위해선 ‘캐시미어 100%’라고 적힌 택만 확인하고 합격점을 주는 것은 마치 개인의 재능을 무시하고 수능 하나로만 판별하겠다는 것과 같다.



택 말고 확인해야 할 것은 섬유의 질이다. 캐시미어는 섬유가 가늘수록 상급으로 친다. 굵기가 14~15마이크론(머리카락 수준) 정도를 '그랜드 A'라는 최상급으로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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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미어의 산지 또한 중요하다. 여러 산지 중에서도 내몽골산(Inner Mongolia)이 가장 최상급으로 여겨진다. 내몽골산 지역의 염소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만드는 속털이 가장 가늘고 부드럽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섬유의 직조 횟수도 확인해야 한다. 2겹 꼬임이라느 뜻의 2-Ply 이상의 제품은 더욱 견고하고, 구멍이 나지 않아 오래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TIP


육안으로 봤을 때 표면이 매끄럽고, 윤기가 나며 흔들어 봤을 때 찰랑거림을 1차로 확인한다. 2차로 촉감 테스트를 한다. 촉감이 얇고, 부드럽다면 좋은 통과다.



캐시미어 내몽골산에 대해 자세하게 정리한 블로거가 있어 아래에 링크를 걸어 둔다.

블로그 : https://blog.naver.com/sirum-/223328019494



신체 축소판 '발'을 위한 '구두'



신발은 내 건강과 직결된 패션 소품이다. 이를 간과하고 대충 아무거나 신었다가는 우리 몸의 중심인 척추에 무리가 가는 일이 발생한다.



신발의 중요성은 짧게 신을 때는 모른다. 힘들 때 내 사람들이 더 잘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오래 걸어야 하는 날, 운동 하는 날처럼 내가 힘들 때 비로소 편안한 신발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신발이 가장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이라 신경을 안 쓸 때도 있다. 눈에 보이는 얼굴, 머리, 옷에 많은 신경을 쓰지만, 실은 우리는 신발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요새는 웬만한 운동화 브랜드나 런닝화 브랜드는 상향 평준화되어 불편한 신발을 찾는 게 더 어렵다. 또 매장 안에는 고객이 걷는 모습과 발 모양을 측정하는 서비스가 있어 개개인마다 다른 발에 맞는 신발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구두는 신는 날이 많이 없어서 우리 같은 서민들은 비싼 구두에 애먼 힘을 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구두만큼은 신중하게 구비해 두는 걸 추천하라고 권하고 싶다.



다른 제품보다 트렌드가 느리고, 또 발 사이즈는 체중이 20kg이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크게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드물다.



무엇보다 좋은 품질의 구두를 하나 구비해 두길 강하게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두는 자신에게 중요한 날 신는 신발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가방을 들면 내려 두고 '중요한 날'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지만, 아프거나 불편한 구두를 신으면 '벗고 싶어'진다. 결국 중요한 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된다.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한 날, 오래 도록 좋은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건강한 구두를 찾는 방법은 밑창이 실로 꿰매진 '굿이어 웰트' 확인하는 것이다. 본드로 붙인 구두는 수명이 짧지만, 갑피와 밑창을 실로 엮은 구두는 밑창만 교체하며 평생 신을 수 있고 내 발 모양에 맞게 바닥 코르크가 자리 잡는다.



▶ TIP


표면을 자세히 봤을 때 미세한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자. 그 구멍은 풀 그레인 가죽의 특징으로 통기성이 좋아 발 냄새가 적고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힌다.



살아남은 옷들 - 겨울편


내 옷장에 오랫동안 살아남은 옷을 소개한다.


MONOHA 네이비 울 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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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여의도 더현대가 오픈한지 1년 차 무렵이었나.


브랜드 모노하(Monoha)도 주로 예술가들의 크래프트 작품을 선보이다, 패션 사업을 주력으로 시작하던 즈음이었다.


동양적이면서, 장인정신을 전시와 공간을 통해 전파하려는 노력을 하던 곳으로, 동경하던 브랜드라, 한남동의 쇼룸을 자주 갔었다. 그런 모노하가 더현대에 있다니.


'무조건 하나를 건져야지'하는 마음으로 매장에 들어갔다.


내 또래의 여성 직원이 상당히 친절하고 많은 정보를 알려주며 소통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옷을 입을 때마다 그 분이 생각이 날 정도니, 그 서비스 응대가 얼마나 인상 깊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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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지만 적당히 라운드로 떨어지는 핏도, 점잖은 컬러도, 바지로는 처음 입어 보는, 포근한 울 소재도까지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산 덕에 나는 매년 겨울이 되면 이 바지를 입을 생각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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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에 견장이 달려 있는데, 언젠가 누군가는 내게 손잡이냐고 놀렸다.


'다른 바지는 놀려도 이 바지는 못 참지!'라는 마음이 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궁금증이 생겼다.

과연 이 사람은 옷을 만든 사람들이 지키려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까.

분명 모르는 듯하다. 그 가치를 나만 알아도 상관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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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소재 바지라 따뜻하지만, 단점은 보풀이 잘 일어난다는 점이다. 얼마나 자주 입었는지 엉덩이도 빤질빤질해졌다.



바지가 빤질해 졌는데, 수습이 안 되냐고 물어보았다. 그런 건 A/S가 어렵다고 했다. 계속 고치며, 이 형태를 유지하면서 오래도록 입고 싶은데 아쉬웠다.



요새는 오래 입을수록 내 몸에 맞게 변해가는 빈티지 패션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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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봉태규의 유튜브에서 리바이스 타입 1 셀비지 자켓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봉태규는 100억을 줘도 팔지 않겠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때는 저 청자켓이 뭐가 그렇게 좋은가했는데, 요새는 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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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옷은 디자인과 소재를 뛰어 넘어 내 애장품, 나의 정신이 깃든 물건이다.



나에게도 이 바지가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정이 들어 버렸다. 이 옷이 해지면 속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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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수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얼마나 깊이 내 삶을 채우느냐니까.



ARKET 아이보리 패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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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리 패딩이라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았다. 예전에 화이트 패딩을 산 적이 있는데, 보온력도 부족하고 때가 잘 타고, 결국 지워지지 않아 폐기했다.



화이트 패딩이 취향이 아니라면, ADHD들에게 블랙 옷이 무조건 가성비 좋고, 편한 옷이라는 건 반박할 수 없다.



그런데, 나처럼 평범한 게 싫은 ADHD는 이런 화이트 패딩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대신 깔끔하게 신경을 써야 해서 머리가 아프기도 하다.



역설적이게도 그런 점 때문에 나는 다른 옷이 필요가 없어졌다. 이 옷 하나면 캐주얼룩부터 포멀한 룩까지 커버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옷과 매치해도 이질감이 없고, 애써 힘주지 않은 우아함마저 있다. 넉넉한 품은 심리적인 여유감까지 준다.



다만 아쉬운 건, 보온성이다. 덕다운이라 다른 기능성 패딩에 비해 보온력이 약하다. 그리 추천하진 않지만, 보온력이 있는 비슷한 디자인의 옷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블랙도 아이보리도 모두 별로라면, 차콜, 토프(Taupe), 에스프레소, 더스티 베이지 같은 대지(Earth)의 색감의 패딩을 추천한다.



COS 화이트 코튼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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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셔츠를 보고 처음에는 다른 셔츠랑 뭐가 다른지 알 수 없었다.



실제로 피팅룸에서 입어보니 일반 코튼 소재가 아니라, 광택이 살짝 있고 레이온이 가미된 소재였다. 입어 보니 이 아이에게 마음이 갔다. 또 딱 붙는 디자인이 아니라 볼륨감 있게 디자인이 되서, 매니시한 무드로 입기 좋다.



단순하게 하나만으로도 코디가 가능한 옷이 필요한 ADHD에게 이만한 셔츠가 없다.



다림질이 어렵고, 주름이 쉽게 가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도 나는 이 옷이 좋다. 옷의 조직감이 살아있고, 빳빳해서 입을 때마다 새 옷을 입는 기분이다.



하얀색이라 정말 관리가 어렵다. 일반 세탁을 하다가, 누렇게 되면 과탄산소다와 중성세제 + 따뜻한 물에 2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세탁을 하면 새 것처럼 하얗게 된다.



관리가 편하고, 더 마음에 드는 셔츠는 훨씬 많다. 변덕이 심한 ADHD 마음을 일편단심 민들레처럼 오랫 동안 좋아하고 만족감을 주는 셔츠는 지금까지 이 셔츠 하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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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의 특징은 빈티지나, 후줄근한 느낌의 캐주얼함이 안 어울리는 얼굴이다. 특히 얼굴 주위와 가까운 소재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의를 살 때 내 얼굴과 가장 가까운 목 주변에 어떤 소재가 오고, 어떤 디자인으로 자리하는지 신경을 많이 쓴다. 나는 그런 나의 복잡한 고민을 늘 간편하게 정리해 주는 셔츠를 좋아한다.



꾹꾹 참았지만 베이지 셔츠를 이년 전에 하나, 작년에 하나 총 두 개를 구입했다.



그때만 해도 셔츠 3개 정도면 그리 욕심 부린 게 아니겠지 했는데, 일년이 지나보니 셔츠를 그렇게 자주 입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셔츠를 좋아하는 나지만, 역시 2개면 충분해 보인다.


결국 하나는 팔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분 대상은 전부터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 잘 감이 오지 않던 베이지색 기모 셔츠였다. 아쉬웠다. 그런 마음을 위로하는 건 다름 아닌 셔츠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라고 먹네이비 셔츠가 말해준다.



니트와 가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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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의 캐시미어는 아니지만, 만족하며 입고 있는 유니클로(Uniqlo) 캐시미어 니트(왼쪽)와 일본 여행 갔을 때 산 단톤(Danton) 산뜻한 스카이블루 컬러의 가디건(오른쪽)이다.



다양한 컬러의 옷을 입지만, 아무래도 나는 밝은 컬러를 선호한다. 어두운 컬러의 니트도 하나 있지만, 애정하진 않는다.



도파민이 필요한 adhd들은 옷을 입을 때마다 얼마나 도파민이 충족되느냐에 따라 충동적인 옷 구매를 자제하는지 좌우된다. 나의 지난 10년 간 의복 생활을 생각해 보았을 때, 무난한 무채색 컬러는 큰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결국 새로운 옷을 찾아 떠나곤 했다.



adhd에게 매력 없는 옷은 오래 입지 못한다.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매력있다 해도 인연이 오래 못 간다.



나는 선명하고, 똑 떨어지는 색보다는 오묘하고, 은은한 컬러를 선호한다. 지나치게 선명한 컬러는 더 알아보고 싶지 않은 데이트 상대처럼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냐, 내가 원하는 컬러와 소재냐, 이 두 번의 우연이 만나야 내 운명의 니트를 만날 수 있다.



내 인연과 맞는 니트는 이 두 가지다. 여러 니트를 만났지만, 이 두 가지를 요새 가장 자주 입고, 반갑게 입는다. 아직까지 다른 니트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나의 니트다.



ADHD에게 진짜 필요한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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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만족이 든다.


요새는 만나는 사람도, 생활 반경도, 추구하는 스타일의 종류도 내 옷걸이 만큼이나 홀쭉해졌다.


옷이며, 사람이며 내 삶을 채우는 것들이 빠자 나가서 나는 부족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마음은 무언가로 꽉 채워진 것 같다. 그 정체는 '자존감' 같다.


흔히들 자존감을 "나는 최고야"라고 생각하는데, 실은 아니다. 윤홍균 교수의 <자존감 수업>에는 "나는 최고다"가 아니라 "그렇지만 나는 괜찮아. 나는 이런 장점이 있잖아"라는 자기 수용감이 진짜 자존감이라고 말한다.


나도 나의 미니멀 라이프가 단연 최고는 아니지만, 예전의 내 생활에 비해 훨씬 생활이 간소해졌다. 그것으로도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충분하니, 굳이 최고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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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들을 위한 진짜 미니멀리즘의 시작은 내가 옷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정의를 내린 후부터 시작된다.


그러니 굳이 물건을 몽땅 버리지 않아도 이 글을 읽거나, 다른 미니멀 라이프를 보며 내가 줄일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중이다.


이제 모든 결심이 서고, 물건을 버리거나, 내 곁에서 떠나 보낼 때 피부로 와닿는다.


'내가 어제 버린 게 뭐였더라?'


내가 버린 게 무엇이었는지 생각 나지도 않을 물건을 오랫 동안 묵혀두고 있었다는 가벼운 반성이 스민다.



다음화 13편 "ADHD 맞춤 옷 정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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