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진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딴 길 새기 천재 ADHD 환자를
미니멀리스트로 만든 생활 백서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취향도 지키고, 정리도 간편한
ADHD 맞춤 정리정돈법
나를 어지럽히는 산만함에서 벗어나
비워진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지난 편에서는 ADHD의 수면을 방해하는 산만한 침실 환경을 파악하고,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공유했다.
이번 편에서는 침실보다 더 내 몸에 가까운 침대와 침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ADHD의 편안한 수면에 꼭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ADHD 안성맞춤 침구
요새는 침대를 많이 선호하지만, 침대보다 두꺼운 요를 깔고 바닥에서 자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궁극의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글이었다면, 침구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ADHD를 위한 미니멀리스트로서 ADHD에게는 침대를 추천하고 싶다.
침대보다 바닥에 까는 침구로 생활한다면 아침에 개고, 저녁에 이불을 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ADHD인 내 경험상 그런 번거로움의 결말은 언제나 내팽개쳐지거나, 널부러짐이다.
그런 비극적인 결말을 피하기 위해선, 낮은 프레임의 침대라도 사용해서 침구류를 다시 접고, 장롱에 넣는 루틴은 줄이는 것이 좋다.
이불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 ADHD는 하루에 처리해야 할 미션이 많고, 그 일을 해내는 데 일반인보다 2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불 개는 일은 다른 중요한 일상를 위해 미뤄두자.
침대 프레임
ADHD 들은 대부분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 그런 동반 질환을 완화하기 위해 차분한 원목이나 베이지 톤의 패브릭 프레임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구매 전에, 프레임의 지지대가 얼마나 견고한지 잘 보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매트리스여도 그 매트리스를 받아 줄 프레임이 약하다면, 오래 쓸 수 없다.
매트리스
아마 침실에서 가장 큰 금액의 물건이 있다면 그건 매트리스일 것이다. 우리 몸에 가장 중요한 척추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싼 매트리스만이 답은 아니다. 나는 5년 동안 쓰고 있는 매트리스가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그 당시 12만원 주고 구매 후 잘 쓰고 있다.
다만, 스프링이 망가지거나, 더러워져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일이 커지게 된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게 견고한 프레임의 A/S 신뢰가 높은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베개
개인 차가 많다. 요새는 쫀득 베개니, 마약 베개니 다양한 베개가 나오고 있다.
만약 체형 교정하고 내 척추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면 투자하는 것도 좋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내게 맞는 베개를 찾기 위해 이미 많은 에너지를 쓰는 ADHD들이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해하고 있지만, 우리의 척추를 괴롭히는 건 운동부족과 잘못된 자세다. 웬만큼 악랄한 베개가 아니고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확률이 낮다.
이불
뭐니뭐니해도 ADHD에게 최고의 이불은 세탁하기 편한 이불이다. 세탁하기 편하다는 것은 세탁 과정에 번거로움이 없어야 한다.
세탁을 하기 위해 커버를 벗기고, 세탁 후에 다시 커버를 씌워야 하는 일이 번거로울 수 있다. 그것보다는 차렵이불로 한번에 빨고, 건조 후 쓰는 것이 좋다.
잠을 부르는 ADHD만의 환경 설정!
�ADHD를 위한 핵심 수면 규칙
빛의 통제 (멜라토닌 조절): ADHD 뇌는 빛에 민감하다. 취침 1시간 전에는 집안 조도를 낮추고,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를 차단하자.
온도 조절: 뇌가 잠들 준비를 하려면 심부 온도가 살짝 떨어져야 한다. 약간 서늘한 18~22°C 정도가 가장 좋다.
침대의 목적 통일: 침대에서는 잠만 자야 한다.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하거나 폰을 보면, 뇌는 그곳을 '활동하는 공간'으로 인식해 버린다.
�️뇌를 진정시키는 '다운타임'
ADHD의 과각성을 가라앉히기 위한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하다.
보상성 수면 미루기 방지: 폰을 보고 싶은 유혹을 이기기 위해 아예 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충전기를 침대에서 멀리 배치하자.
브레인 덤프 (Brain Dump): 머릿속에 떠오르는 잡생각이나 내일 할 일을 메모지에 다 적어버리자. "잊어버리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자극적인 음식 금지: 오후 2시 이후 카페인 금지는 기본이며, 특히 설탕이 많은 야식은 도파민을 자극해 뇌를 깨우므로 피해야 한다.
� ADHD에게 안전한 감각 자극 주기
ADHD 환자들은 특정한 감각 자극이 있을 때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가중 담요 (Weighted Blanket): 적당한 무게감으로 몸을 눌러주는 담요는 신경계를 진정시키고 세로토닌 분비를 도와 불안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tip
적당한 무게감으로 몸을 눌러주는 담요는 신경계를 진정시키고 세로토닌 분비를 도와 불안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가중 담요의 무게는 체중의 약 10% 정도의 소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백색 소음: 완전한 적막이 오히려 잡생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팬 돌아가는 소리나 빗소리 같은 일정한 소음이 뇌의 배경 소음을 잠재우는 데 도움을 준다.
ADHD들은 보상 심리로 잠을 자지 않고, 밤의 활동을 더 하려 하지만, 사실은 ADHD에게 최고의 보상은 잠일 수 있다.
지친 뇌를 쉬게 해주는 것 중 잠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잠이 없었다면, 수많은 ADHD 환자들은 끝없는 상상으로 겉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ADHD의 숙면을 위해 필요한 물건을 이렇게나 많이 늘어 놓았다.
사실, 이런 정보는 무의미하다.
과거의 나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사 후에는 언제나 새로운 가구와 침구, 패브릭을 쇼핑하느라 바빴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온갖 쇼핑몰을 찾아 헤맸다.
'이불은 어떤 컬러가 좋을까' 부터 시작해서
'베개 컬러는 어떤 게 잘 어울릴까.' 까지.
그런 쇼핑과 구매할 생각으로 내 뇌는 점령당했다. 그리고 중요한 일상의 루틴은 모조리 다음 날로 그 다음 날로 미뤄져야만 했다.
그렇게 도착한 이불은 내가 수면에 들이는 시간에 비해 그리 오랜 시간 기쁨을 주지 못했다. 어쩌면 내게는 따스한 이불보다, 따스한 사람의 품을 그리워했던 것 겉다.
허영심도 한 몫했다. 예전에는 최고의 선택만을 꿈꿨다. 그리고 그것만을 추종하려 했다. 누구와 비교해도 내가 고른 제품이 1등이고 싶은 마음이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고, 물건을 사는 데 쇼핑 시간은 많이 줄어 들었다. 굳이 1등이어야 하는 이유가 모두 사라졌다. 1등을 설명해야 할 사람들도, 최고라는 걸 입증해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내 안의 열등감도 모두 사라졌다.
요즘 구매 트렌드를 보면,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할 것을 염두하기 보단, 짧더라도 확실하고 임팩트 있는 행복을 주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런 소비는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매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필요하지 않게 되거나, 쉽게 효용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가 추구하는 ADHD를 위한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짐을 줄이는 것을 넘어, 산만한 정신을 집중시키기 위해 필요 없는 물건과 일을 줄인다. 한편으로는 덜어내고, 버리며 비워진 내 안의 여유를 회복으로 채우는 청빈한 수행과도 같다.
그 수행을 위해선 오래 사용할 것만 신중히 구매하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사고 싶어도 오래 사용하지 못할 것 같은 물건은 포기할 줄 아는 마음도 필요하다. 싫증이 나서 바꾸고, 다른 물건을 사서 채우고, 또 버리고. 이런 소비 습관은 진정한 미니멀라이프가 아니다.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는 [비움 - 정돈 - 순환] 3단게를 거쳐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 중에서 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고, 남은 물건들만으로 생활에 안정을 찾는다. 그리고 정돈된 삶을 갖춰가며 내게서 멀어진 물건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이다.
나는 요새 당근 거래를 많이 한다. 당근에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찾아 예쁘게 사진을 찍어서 판매한다. 정말 팔리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이나, 나눔으로 올리기도 한다.
매번 당근 거래를 할 때마다 느낀다.
'살 때는 편하게 샀지만 팔 때는 참 어렵구나'
추운 겨울 날 5,000원 짜리 물건을 판매하러 눈길을 걸어갈 때면, 내가 가볍게 산 물건의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순간의 필요에 의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산 물건이 처치곤란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걸 깊이 깨닫는다.
그냥 버릴 수 있지만, 그건 결국 쓰레기가 된다. 쓰레기를 만들기보다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이기 때문에 이제는 물건을 살 때 신중을 기한다.
내가 단지 사고 싶은 충동이 들어서인지, 정말 필요하지만 이걸 굳이 사야만 하는지에 대해 고심한다.
그 때 ADHD는 빛을 발한다. 구매할 물건을 생각해 두었지만, 다른 일을 하다보면 그게 무엇이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어쩌면 ADHD는 미니멀리즘에 최적화된 인간일 수 있다.
끝으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하루의 끝은 안온한 숙면이 되길 기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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