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이고, 미니멀리스트입니다>
15화

by 노푸름


딴 길 새기 천재 ADHD 환자를


미니멀리스트로 만든 생활 백서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취향도 지키고, 정리도 간편한


ADHD 맞춤 정리정돈법



나를 어지럽히는 산만함에서 벗어나


비워진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한 인테리어의 대가는 이렇게 말한다.


"책이 최고의 인테리어 소품이에요."



나도 그런 줄 알았다.


책장이 빼곡해 지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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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은 책을 두는 곳이 아니라, 세울 수 있는 물건이라면, 뭐든지 쌓을 수 있는 스토리지(창고)로 변질될 위험이 많다.



지저분한 공간을 가릴 수 있는 문이 있지도 않아서, 집에서 가장 너저분한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는 가구가 바로 '책장'이다.



저 사진은 우리 집 책장이다.


책장 칸의 왼쪽은 차곡 차곡 잘 정리되어 있지만,


책장 칸 오른쪽은 책이 얼기설기 쌓여있다.



이 책장을 보고 우리는 빈 공간을 절대 못 보고, 빼곡하게 채우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습성이 우리 집을 지키고 있는 한, 우리는 미니멀라이프를 유지할 수 없다.



채우고, 또 채우려는 습성을 미니멀한 습관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




깔끔한 책장의 비밀



나는 예전에 서점을 했었다. 서점에 관건은 어떻게 도서를 디스플레이할 것인가였다. 그 디자인은 다양하지만, 형태는 하나 같이 직사각형의 똑같은 이 아이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빼곡한 책장을 원활하게 관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고객들도 빼곡한 책장에서 원하는 도서를 찾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주 아주 미니멀한 매대를 만들었다.



책장에 책 말고 채광, 음악, 그림자, 식물 등 다양한 영감이 들어가길 바랐다.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그러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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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여백이 많지만, 그 여백을 지식과 교양으로 채우고,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서점이 될 수 있었다.


당신이 꿈꾸는 책장은 어떤 모습인가?




책은 표지가 가장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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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인테리어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책은 표지가 가장 예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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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네카를 활용한 책장도 멋있다.


또 물결처럼 굽이 진 책장도 멋있다.


그럼에도 표지가 가장 멋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책이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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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등만 보고 어떤 메시지를 상상하기란 한계가 있다.


책 제목은 내게 와닿지 않지만, 그 내용을 함축한 표지에 그림은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 때가 많다.



책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우리를 이끈다. 우리는 책을 집에 두는 권리와 동시에 책이 이끄는 가능성을 막지 말고 열어두어야 하는 책임도 있다.



표지를 모두 가린 책은 세상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우리에게 여권을 뺏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표지를 열어두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책장을 빼곡하게 채워서 어떠한 표지도 볼 수 없게 하는 것만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책'장인가 '미련'장인가.



책장은 적게는 3칸, 많게는 24칸까지 사이즈가 다양하다. 처음 책장을 살 때를 생각해 보자. 그 칸을 모두 책으로 채우거나, 여유 있게 분위기 있는 소품으로 자리를 내어두지만, 시간이 지나면 빼곡하게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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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은 책과 관련한 것과 더불어 '애매한' 물건의 온상이 된다. 도자기, 카메라, 엽서, 편지, 오래된 서류까지. 그렇게 책장은 주인이 버리지 못한 미련들로 허전함을 채운다.



보관함이나 눈에 잘 안 보이는 창고에 넣어두면 까맣게 잊어버리곤 '아 맞다, 여기 놔 뒀지!'와 같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불안함. 그 불안함이 책장의 또 한 자리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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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책장에는 사실 책 말고 내가 전시하고 싶은 물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물론 오브제나 내 취미가 담긴 물건을 책장에 두어도 좋지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그 분류를 더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소장 욕구의 이면



책장은 아무 물건이나 넣어두기 편리하지만, 사실은 미니멀리스트에게 가장 필요 없는 가구가 있다면, 책장이다.



책장과 더불어 책은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취향품'이다. 자고로 취향은 사치적인 요소가 가미된다. 엄밀히 말하면 책은 소장하지 않아도 되는 물건이다. 도서관에는 더 많은 책이 있을 뿐만아니라, 보관도 아주 잘 되어 있다.



거대한 도서관이 있는데, 굳이 집에 책장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장 욕구 때문이다. 내가 읽은 지식, 혹은 읽고 싶은 자아를 박제해두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주의집중이 어려운 ADHD에게 이 소장 욕구는 때로 독이 되곤 한다.



모순적이게도 ADHD에게 '취향'은 세상을 버티게 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무조건 책장을 없애는 것이 답은 아니다.



이미 여러 내 글에서 밝혔듯이 이 글은 '궁극'의 미니멀리즘을 위한 것이 아니라, ADHD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미니멀라이프 방식을 공유하는 데 의의가 있다.



무언가를 수집하고, 전시하고, 감상하고 싶은 마음은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은 향유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아끼는 마음으로 물건을 소장했지만, 정리와 관리가 어려워 방치하여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을 '책'을 예시로 소개하려 한다.



책을 꺼내 보고 싶은 책장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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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곡하게 채워진 책장이 미학적으로 아름답다거나, 안정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그 안에 일정한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열심히 그 규칙을 준수했더라도, 규칙을 깨는 요소가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 안정감에 균열을 일으킨다.



책은 직사각형으로 어떠한 빈틈이 없다. 오히려 곡선이 많고, 모서리가 많지 않은 가구라면 그 규칙이 일정하지 않아도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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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처럼 세로로 놓았다가, 다시 그 위에 가로로 놓아두면 책을 꺼낼 때도, 넣을 때도 불편함이 중복된다.



또 책등만 봐서는 다양한 영감과 다시 읽고 싶다는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책장에는 표지가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을 집에 소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문화적 이점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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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책을 넣을 공간이 없다는 건, 이 책장은 책장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신호다. 그저 책을 쌓아두는 가구로 전락해 버린 것과 마찬가지다.



이 때 '더 큰 책장을 사야겠다!'라는 해결책은 오히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 된다. 수납장은 늘릴 수록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늘어나게 된다.



ADHD를 유혹하는 산만한 뇌는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을 끄고 하염없이 방치할 것이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책을 정리할 때가 된 것이다.



책은 '끼리끼리'



저 많은 책을 어떻게 정리할까?


그 방법은 다양하지만, 나의 방법은 '끼리끼리'다.



첫번째로 도서와 도서가 아닌 것을 나눈다.


도서 : 문학, 책, 사진집 등


도서가 아닌 것 : 팜플렛, 다이어리, 노트, 낱장



두번째로 사이즈와 모양별로 나눈다.


대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도서는 신국판(152×225mm)사이즈다. 시집은 보다 작고 세로로 긴 판형이다. 문제집은 두껍다. 요새 소설책은 경제경영서보다 조금 작게 나온다.



이렇게 도서 카테고리별로 나누면 분류하기 편하다.

redguide_book04_recommandsize_1.jpg 레드프린팅 'RED Guide 대표적인 판형'



그렇게 분류해도 나머지 20% 정도는 사이즈가 특이하다. 어떤 도서는 손바닥만하고, 또 어떤 도서는 들기도 힘들 정도로 넓다. 또 어떤 책은 너비가 작아서 혼자만 안으로 쏙 들어가 있거나, 어떤 책은 세로로 길어서 책장 한 칸의 높이를 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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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비가 넓은 책: '가로 수납'의 미학


너비가 너무 넓어 홀로 툭 튀어나오는 책들은 억지로 세워두기보다 가로로 눕혀서 쌓는 수납을 활용하자.

균형감: 눕혀서 쌓은 책 더미는 책장 안에서 안정적인 '무게 중심' 역할을 한다.

공간 활용: 그 위에 작은 도자기를 올려두거나 액자를 비스듬히 세워두면, 수납 공간은 어느새 감각적인 전시 공간으로 변신한다.


2. 높이가 높은 책: '별도 섹션' 구성


책장 칸 높이를 넘어서는 대형 서적들은 억지로 끼워 넣으려다 책과 책장을 모두 망가뜨리기 쉽다.

재배치: 이런 책들은 책장의 맨 하단 칸이나, 높이 조절이 가능한 칸에 따로 모아 수납하자.

시각적 안정: 높이가 큰 책들을 한데 모아두면 들쑥날쑥하던 상단 라인이 정리되면서 전체적인 시각적 흐름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이름표가 없는 물건은 쓰레기가 된다


책장에 들어가면 안 되는 애매한 물건은 말 그대로 어디로 분류하기도 어정쩡하고, 그렇다고 박스에 넣어두면 영영 찾지 않을 것 같아서 깊숙한 곳에 치우기를 거부하는 마음의 결과로 우리 책장에 들어온 것들의 총집합이다.



전시 팜플렛, 티켓, 영화 포스터, 엽서, 사진, 화폐, 파우치, 도자기, 보험증서, 계약서, 낱장 종이, 작품, 스프링 노트, 다이어리 등 ADHD로서 그 종류를 나누기 참으로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



이 아이들을 나누려면 사용자의 목적물건의 성격 두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분류한다.



1. 사용자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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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물건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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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가지 방법 중 나는 '사용자의 목적'을 기준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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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낱장의 중요한 종이(계약서, 보험 증서, 진단서 등)는 하나의 파일로 정리한다. 여러 파일은 파일 박스에 담아 한 데 모아주면 통일성이 생겨 단정하게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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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프링 노트나, 다이어리 중 쓸만한 것은 책장에 넣어두고, 얼마 남지 않은 공책은 바로 버린다.



몇 장 남았다고 아깝다고 남겨두는 절약 습관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ADHD는 매끄러운 새 공책의 넘어가 얼마 남지 않은 다이어리를 기억해 야무지게 끝까지 쓸 확률은 희박하다.



소중한 아이디어가 담겨있거나, 필사를 한 노트라면 스토리지 박스에 담아 보관한다. 연도별, 아이디어별로 나눠두면 나중에 열람하며 아이디어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어 좋다.



종이류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ADHD라면 그 외에 파일명을 정할 수 없는 물건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용도를 잃어버렸지만, 아까워서 버릴 수 없는 파우치나 박스들이 다양하다.



도서가 아닌 것에는 추억이 담긴 물건이나, 나중에 디자인에 참고하기 좋아서 보관해 두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애매한 물건' 박스를 활용하자.



애매한 물건 박스 만들기


1. 분류가 애매한 물건은 한 데 모아둔다.


2. 2~4주 정도 애매한 물건을 더 수집한다.


3. 모은 물건을 다시 분류한다.


4. 작은 수납박스를 만든 후, 분류한 명칭을 적는다.


예) 사진, 취미, 일기, 소품


5. 분류되지 않는 물건 중 필요 없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린다.



처음에는 귀찮을 수 있지만, 한번 정해진 규칙은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는 단단한 기둥 역할을 해 준다.

ADHD 특성 중 하나인 구조화의 어려움을 겪을 때 간단한 규칙을 떠올리면 쉽게 정리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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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애매한 물건도 어디에 보관할지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아도 한번에 머리에 떠오른다. 애매한 물건이 생겼을 때 갈팡질팡하는 시간도 줄고, 처치곤란 골칫덩이 물건의 제자리를 찾아주니 '저 물건 언제 치우지'하는 부채감 같은 불안함도 줄어든다.


무엇보다 추억을 꺼내 보기 편해졌다. 관리하기 어려워 '그냥 버리자'라고 마음 먹던 물건도 관리법을 찾으니, 오래도록 취향과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애매한 물건'은 유독 ADHD에게 많을까?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정의의 부재: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는 것"들이 모여 "어디에나 있는 것"이 됨.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 하나하나 용도를 결정하기 힘든 ADHD의 뇌가 '일단 여기'라는 선택지를 택한 결과.

시각적 익숙함: 한 번 쌓이기 시작하면 뇌는 그 덩어리를 하나의 배경으로 인식해 방치함.



애매함 속에 숨겨진 3가지 공통점

쌓여 있는 물건들을 펼쳐놓고 다음의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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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과거의 나'와 연결된 미련


예: 다 쓴 다이어리, 예전 취미의 파편(프라모델 부품), 지난 티켓.

공통점: 버리기엔 내 과거의 일부 같아서 미안한 것들.



B. '미래의 나'를 위한 준비물


예: 언젠가 쓸 것 같은 케이블, 사놓고 안 쓴 파우치, 비타민제.

공통점: 언젠가 더 나은 내가 되었을 때 필요할 것 같은 것들.



C. 시스템이 없는 떠돌이


예: 여분 단추, 동전, 정체불명의 나사, 영수증.

공통점: 집(수납 장소)이 정해지지 않아 갈 곳을 잃은 것들.


나는 대체로 언젠가 쓸 것 같은 보관함과 지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집에 들고 오는 경향이 많다. 그 물건을 보면 소장하고 싶어 마음이 안달이 난다.


전시회에 갔을 때 있는 팜플렛이나 영화관에 비치된 포스터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그렇게 간절하지만 막상 집에 가져오면 얼마 안 돼 애물단지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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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이나 부속품으로 주는 패키지 박스나 패브릭 파우치를 차곡차곡 모으는 편이다. 여행을 갈 때나 조그만 물건을 분류할 때 유용하게 쓰곤 한다.


다만, 내가 가진 개수만큼 활용도가 비례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많으면 무조건 좋다는 '다다익선'은 정말이지 옛말이다. 미래를 대비해 많이 축적해 둘수록 손해인 세상이다.


이걸 어디에 활용할지 잘 모르겠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이 있다. 그럴 때면 우선은 한 데 모아두고,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공통점 찾기를 통한 정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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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언어화'하기


단순히 '잡동사니'라 부르지 말고, '추억 상자', '수리 대기소', '외출 준비물' 등으로 구체적인 이름을 붙여 수납함에 적어보자.



물성(성격) 공유하기: 앞서 분류한 것처럼 '종이류', '딱딱한 것', '부드러운 것' 등 재질의 공통점으로 묶으면 시각적 혼란이 줄어든다.



유효기간 설정: 공통점을 찾았더라도 6개월간 손대지 않았다면, 그것은 '취향'이 아니라 '짐'임을 인정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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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처치곤란 애매한 물건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 물건을 잘 활용하는 습관이 형성되었는지를 먼저 확인하자.



해방된 책

나는 책장에 있는 책을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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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박스에 넣어두는 책을 정해두었다. 대개 일기장이나, 추억이 깃든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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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팔 도서를 정해두었다.

상태가 좋고, 인기가 있을만한 책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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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버릴 것이다.


빛 바램이나, 먼지, 때가 묻은 책이나 다 쓴 다이어리, 안내 책자 등은 모두 버리기로 했다.

그때는 정말 필요했고, 간절했지만 필요 없어진 물건이 많다. 그 때를 떠올리며 추억하는 일은 내게 기쁜 일이지만, 추억할 물건은 쌓여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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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책'


책장이 크면 오랫동안 내가 읽은 책이 무엇인지 회상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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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책을 정리하는 이유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기억까지 안간힘을 써서 보관하는 일이 내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모래처럼 미세한 지식을 한 줌 한 줌 주머니에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으로 나만의 관점으로 차곡차곡 모래성을 쌓는 일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래성을 만드는 데 세상의 모든 모래가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그 모든 모래를 내가 가질 수 없다. 이 많은 책을 가진다고 해도, 나만의 성을 설계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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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서 '선명한 기억'은 곧 능력이 된다. 기억할 수 있는 책의 개수와 내용의 범위가 넓을수록 좋겠지만, 기억을 저장하는 용량이 A4 용지 정도인 일반인의 비해 ADHD는 포스트잇 정도라, 잊을 수 없는 책은 몇 개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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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정말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책은 인생에 몇 개나 될까.


내가 굳이 책을 정리해야 하나하며 책 정리를 포기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다시 생각해 보자. '이 많은 책을 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ADHD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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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의 책장은 일반 책장처럼 '테트리스'처럼 공간 낭비 없는 수납 방법 대신, 뇌를 방해하지 않는 영리한 절충안이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아래의 2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장서'가 아닌 '전시'를 위한 책장


ADHD에게 수백 권의 책이 꽂힌 빽빽한 책장은 정보의 과부하를 일으킨다. 이제 책장을 '책 보관소'가 아니라 '나의 영감 갤러리'로 바꿔보자.

TIP: 정말 아끼는 책 10~20권만 엄선해 표지가 보이게 전면 배치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비우거나 가려진 수납함에 보관하자.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만 명확하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2. '언젠가'를 '지금'으로 바꾸는 슬롯 시스템

ADHD의 소장 욕구 뒤에는 '언젠가 읽겠지'라는 미련이 숨어 있다. 이 미련이 책장을 무겁게 만든다.

TIP: 책장의 딱 한 칸만 '이달의 탐독 슬롯'으로 지정하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과 새로 산 책은 오직 그곳에만 머물 수 있다. 슬롯이 꽉 차면 새로운 책을 들일 수 없는 규칙을 세우면, 소장 욕구가 자연스럽게 조절된다.



책을 진짜 '소장'하는 방법



책을 소장하며 기억하는 방법보다 더 미니멀한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고민한다. 한 줄이라도 내가 읽은 내용을 기록해 두는 일에 공을 들이면 공간은 여유가 생긴다. 공간이 여유가 생기면 마음에도 여유가 넘치고, 정신이 산만해 지는 일도 줄어들 수 있다.



자주 쓰는 SNS든, 좋아하는 노트든 상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곳에 내가 읽고 있는 책에 대한 한 줄이면 오래 기억할 때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ADHD의 완벽주의적 성향과 충동성은 자신에 대한 신뢰감과 효능감을 잃게 만들기에 그만이니, 독서 기록을 거창하게 계획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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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장을 만들거나, 독서 독후감 노트를 정해 "오늘 나를 건드린 한 줄" 등 짧게 한 줄을 쓰는 습관을 들이자.



비단 책 뿐만이 아니다. 만약 내가 피규어나, 프라모델, 소장품을 샀다면 기록으로 남겨보자.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 그 때 산 감정과 이유를 남겨보자.



이런 사소한 기록들이 모여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록은 휘발되기 쉬운 나의 취향과 정체성을 고정해 주는 닻이 되기 때문이다. 훗날 기록을 들춰보며 "내가 이때 이런 이유로 기뻤구나"를 깨닫는 순간, 조각나 있던 자존감이 연결되기 시작한다.



ADHD를 위한 '기록의 절충안' TIP


기록의 문턱 낮추기: 펜을 들기 귀찮다면 스마트폰 메모장이나 음성 녹음을 활용하자. 10초면 충분하다.

소유의 이유 확인: "왜 샀는가"를 기록하는 습관은 충동구매를 '의미 있는 수집'으로 바꾸고, 불필요한 사치를 '필요한 경험'으로 선별하는 힘을 길러준다.

효능감 쌓기: 끝내지 못한 책들 사이에서 내가 남긴 '한 줄'들을 발견해 보자. 완독하지 못했어도 당신은 무언가를 얻었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식의 선순환 동참하기


책을 몇 권 읽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 문장들이 내 기억의 토양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가 본질이다. 하지만 기억보다 더 귀한 것은 독서 후 내가 맞이한 어제와 다른 변화다. 그리고 그 변화가 나라는 울타리를 넘어 타인의 삶을 비추는 등불이 될 때, 비로소 한 권의 책은 내 안에서 완성된다.



만약 책으로 내 안의 변화가 없었다면, 타인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책을 파는 것도 중차대한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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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책 팔기 꿀팁 1

꺼진 알라딘, YES24로 다시 보자!


알라딘에서 중고책을 팔려고 바코드를 찍었지만 '매입불가'로 떴다고 책을 버리지 말자. 알라딘에서 사진 않지만, YES24에서는 매입하는 경우도 많다. 책 하나를 두고 두 서점의 어플을 오고 가며 가격을 비교해서 판매하자. 조금 더 비싼 가격에 매입하는 곳에 책을 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TIP : 택배로 중고책 판매 시, 1회당 20권이 최대.


중고책 팔기 꿀팁 2

상태 좋은 책은 직접 파는 게 더 이득!


알라딘에는 중고책을 개인이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스토어가 마련되어 있다. 바코드를 찍은 후에 가격을 설정하면 판매 등록 완료.



1. 욕심보다는 '적정 시세'가 정답.


물건을 보낼 때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판매는 더뎌지고 결국 책장만 계속 차지하게 된다. 판매하려는 플랫폼에서 비슷한 상태의 물건이 얼마에 팔렸는지 미리 확인 후에 가격을 책정하자.



2. '배송비'라는 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무료 배송의 마법: 배송비를 따로 받기보다, 아예 판매 가격에 배송비를 포함해서 '무료 배송'으로 올려보자.


중고책 팔기 꿀팁 3

당근, 급부상하는 중고 책 팔기 거래


요즘 당근마켓에서는 중고책 거래가 아주 활발해. 일반 중고서점에 넘기면 '라면 한 그릇 값'도 안 나올 때가 많지만, 당근에서는 가치를 알아주는 이웃에게 제값을 받을 수 있어서 판매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꽤 뜨겁다.


하지만 무턱대고 올린다고 다 팔리는 건 아니다. 내 책을 더 돋보이게 하고 구매자의 결정을 앞당기는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1. '쌓아두기'보다 '펼쳐두기'의 힘


팁: 바닥에 책 표지가 시원하게 보이도록 넓게 펼쳐서 찍어봐. 책의 상태와 디자인이 한눈에 들어올 때 구매 욕구는 확 올라가.


2. 친절한 '텍스트'가 지갑을 연다


사진만 툭 던져두는 게 아니라, 본문에 책 제목을 하나씩 정성껏 적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또 제목을 텍스트로 적어야 구매자가 특정 책을 검색했을 때 내 게시글이 노출


중고책 팔기 꿀팁 4

SNS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기

나에게는 필요 없는 책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찾던 보물일 수 있다. 보통 출판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신간은 출간 후 6개월간 중고서점 매입이 제한된다. 하지만 이 제약을 역으로 활용하면 내 계정을 키우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소장할 계획이 없는 신간이라면 빠르게 읽고 나서 SNS 팔로워를 늘리는 도구로 활용하는 거다. "댓글을 달거나 팔로우를 하면 책을 보내주겠다"는 식의 나눔 이벤트를 열어보자. 책 한 권의 가격으로 진정성 있는 팬과 소통을 얻는 셈이니, 책장에 묵혀두는 것보다 훨씬 남는 장사다.




중고책 기부하기

1. 아름다운가게 & 굿윌스토어


TIP: 기부한 책의 가치를 산정해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준다.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비움과 절세를 동시에 잡는 영리한 선택이다.


2. 국립중앙도서관 '책다모아': 지식의 선순환

TIP: 내가 읽은 책이 국가의 자산이 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절판된 책이나 전문 서적이라면 일반 중고 매장에 팔기보다 도서관에 기증해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게 하는 것이 책에 대한 최고의 예우다.


3. '땡스기브' 등 소규모 도서관 & 공부방 기부

TIP: SNS나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기관이 '지금 필요로 하는 책 리스트'를 먼저 확인해 보자. 무작정 보내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동화책이나 청소년 권장 도서를 맞춰 보내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진짜 기부'다.


※ 기부 전 꼭 확인해야 할 한 가지

기부는 '처리'가 아니라 '선물'이다. 내가 읽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낡은 책은 기부처에서도 폐기 비용만 발생시키는 짐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받는 사람이 기뻐할까?"라는 질문에 기분 좋게 "YES"라고 답할 수 있는 책들만 골라 보내는 것이 기부의 기본 매너다.



말끔하게 정리된 책장을 보고 있으면 아직도 더 비워내지 못한 게 많다는 걸 느낀다.

그럼에도 그 책은 나에게 삶의 큰 원동력이 된다. 그런 책이 많아지는 것은 감사하지만 사양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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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로 살 수 있는 건 정말 많다. 그렇지만 형용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어떤 단어, 문장, 책의 모양, 색깔, 편집자의 글, 작가의 사인 등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것을 모두 소유하기란 불가능하다.



소유하기보다 어떻게 잠시 빌리고, 잘 보존하여 다시 순환하게 할지 고민한다.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의 책임은 책의 무게만큼이나 무겁다는 걸 깨닫는다.



다음편_16화 <부엌은 왜 ADHD의 집중력을 훔쳐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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