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더 이상은 안 돼

by 노푸름

너는 절대로 그 감정과

이 감정을 감당할 수 없는데


무참히 마음을 꺼내 보인다


너의 마음은

나를 쓰다듬고

이내

나를 짓누른다


나는 네가 싫다

다가오는 네가 싫다

미치도록


도망가려 한다

깊어지기 전에

위험해지기 전에

참담해지기 전에


너는 잠긴 방안에

갇힌 괴물

나는 그 방의 키를

쥐고 있다


키를 버려야만 해

이 곳을 빠져나와야만 해


그 감정을 알기에

이 감정을 베고 베고 또 베어내

여지의 잔털 하나 없이 모조리


나의 작은 눈빛에

너의 마음은 움트고


나의 작은 웃음에

너는 희망을 맺어


나의 작은 자애에

너는 사랑을 본다


나는 너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다는

빛좋은 핑계


너의 숭고한 마음

나에겐 깨어나야 할

추악한 악몽


너의 감정이 두려워

너의 감정을 느끼는 내가 두려워


제발 멀어져줘

거기 있어

더이상 다가오지마


싫어

너와 내가 싫어


너와의 시간이

너와의 마음이

싫다


나를 경멸해주오

나를 증오해주면 더 좋고


굽힐줄 모르는 너의 욕심은

나의 숨을 쥐고 흔든다


이젠 안 돼

더는 안 돼


그렇게 나는

너의 마음을

난도질했다


이젠 죽었을까

그런데

이상해


나를 향한 너의 마음을

이해하는 나도

너와 마찬가지로

미친걸까



알 수 없는 감정에

나는 도망칠 수밖에


위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