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끔하지 말자. 적어도 게으름의 행복을 아는 당신은.
포근한 바닥에
나른한 살갗이 닿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을 감싸안듯
풍만한 이불을 겨드랑이에 품어 꼭 안으면
부드러운 감촉에
한번 더 따스하다
한번 더 행복하다
이젠
돌아 누워본다
살을 따라
자책이 쏟아 내린다
미덕이라 믿었던
자기반성
이불의 포근함은
갑갑한 자책감으로 둔갑하고
게으름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게으름을 피우며
자책감이 들지 않겠노라 했건마는
정말 자책감이 들지 않으면 어떡하냐며
다시 자책을 범한다
언제부터
게으르면 안됐을까
언제까지
게으르면 안될까
언제
행복하게 게으를 수 있을까
삶이라는 일
살아내고 견뎌내는 고통은
쉽게 흘러가고
게으르고 쉼의 시간은 정체되어
나에게 적신호를 보낸다
자신만의 삶을 살기로 작정한
나는
더불어
나의 게으름을 피우고
나의 삶을 엮어가려 한다
누군가의 따가운 눈초리 따위
양심의 가책없이
게으름이 아닌
권리와 자유의 이름으로
게으르고 또 게을러지자
부지런했던 내 마음
내 안의
미움과 질투에서
게을러지자
내 안의
흉악한 생각에서
비난의 말에서
편견의 눈에서
좌절감에서
자책감으로부터
게을러지자
내일은 조금 더
게을러지자
아무런 자책감 없이
그래도 되는데
정말 괜찮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