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시대, 시인의 역할
각박한 세상의 파수꾼
시는, 삶에 대한 감성적, 직관적, 주관적인 읊조림이다. 동시에, 시는 세상에 대한 관찰의 언어이기도 하다.
시는 이율배반성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이다.
시인은, 세상 물정을 모르거나 애써 외면하고, 인간의 삶이 행복과 기쁨을 점철된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는 몽상가로 취급되기 일쑤다.
그러나, 시도 먹고, 입고, 자는 문제를 포함해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애환과 고통, 갈망을 노래한 경우가 많다.
아무리 비루한 경제현상도 시의 그릇에 담기면 거기에서 눈물이 발효하고, 유머가 싹트고, 희망이 분출되기도 한다.
시인은, 자본주의가 제 길을 탈선하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기호식품인 라면과 커피, 그리고 소주를 안주삼아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사라져간 연탄불을 소재로 사랑과 추억을 노래한다.
24시간 밝은 빛이 나는 전기의 시대, 그 축복 속에서 재앙을 발견하기도 하고, 잃어버린 휴식, 잃어버린 밤을 개탄스러워 하기도 한다. 빠른 기차로는 효용을 높이고, 느린 기차로는 낭만과 삶의 여유를 되찾자고 앙탈을 부리기도 한다.
또한, 시인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예술에 대한 질투심도 드러낸다. 영화가 당대의 우리 문제점들을 잘 보여주는 한 나라의 에토스이자, 당대의 집합적 꿈과 심리와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좋은 텍스트라고 추앙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시네마 천국으로 달려가는 사이 다른 장르의 예술이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요컨대, 세상에서 한 발 벗어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이야말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_임병걸>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