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라이더'
혼자서 떠나는 여행!
이병헌 주연의 영화 <싱글 라이더>는 쓸쓸하고 고독한 어느 40대 가장의 인생 참회록이다.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쓸쓸한 영혼이 되어 뒤늦게 가족이 살고 있는 호주로 여행을 떠나는 재훈. 그의 모습에서 좀처럼 눈을 떼기 어렵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았지만, 정작 그는 가족의 주변부를 맴돌 뿐이다.
핵심은 사랑하는 사람(가족)과의 공감, 정서의 공유다. 영화를 보다 보면 수많은 이 시대의 가장들이 아차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왜 내 맘을 몰라주느냐"라고 야속해 할 수 없는 순간이 말이다. 일터에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투를 치르는 건 유사 이래 모든 가장(家長)들의 의무일 뿐이다.
높은 연봉과 직책으로 가족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은 그 한계가 명확하다. 차라리, 적당히 포기하고,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구원받는 건 쉽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역을 존중해 주면서, 적당한 상처를 감내하고, 적당히 이해를 구해야 한다.
인생 본연의 외로움과 쓸쓸함은 '생의 저 끝까지' 함께할 인간의 영원한 동반자다.
결국, 재훈은 홀로 'End of the Road'에 선다. 생을 포기한 대가는 오롯이 그가 감당해야 할 몫임을 잘 알기에, 그의 모습은 더욱 처연하고 쓸쓸하다~!
그가 고은의 시를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조금 부족한 데서 오는 인생의 행복감을 향유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