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달리기, Day 103.

사실 이 일은 약 두 시간 전에 일어났어야 한다.

by 박재용

### 명상과 달리기

2020년 7월 30일 목요일 오전 7:28~8:17

10분 명상, 약 10분 준비, 29분 달리기.


늦잠이 '늦잠'인 이유는 늦게 잠든, 늦은 잠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어원은 파악하지 못했다. 한편, 중간에 깨었다 다시 잠들면 '그루잠', 불안에 제대로 자지 못한 경우는 '사로잠'이라고 한다.)


이상한 '사바아사나'를 취하듯, 이마를 바닥에 대고 발다리를 위아래로 쭉 뻗고 10분간 심호흡을 한다. 이것은 명상일까? 아무런 생각 없이 호흡에만 깊이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명상인 듯 하다.


사실 이 일은 약 두 시간 전에 일어났어야 한다. 다섯 시 즈음에 일어나고자 했고, 이를 위해 특별히 알람도 맞추고 잠들었다. 하지만, 그랬더라면 두 시간 먼저 잠들어야 했다. ik lig alleen en denk, Ich liege alleine und denk, одна (나는 혼자 누워서 생각한다) 따위를 필기하며 잠들기 전 마지막 한 시간을 보내지 말았어야.


일정이 꽤 빡빡한 날. 집을 나선 뒤 종종걸음으로 숨가쁘게 이동하며, 오늘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써본다. 첫 항목은 "0900까지 준비"(운동,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 일지 & 노트 작성), 마지막 항목은 "자정 전에 자기!"다.


아주 짧은 달리기 코스의 첫 절반은 오르막이고, 내리막으로 이뤄진 후반부에선 오늘도 "20 minute Romanian"을 달리기 친구 삼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튜브 앱이 내게 추천해주는 건 무료 오디오북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k"이다. 놀랍게도.


'맞아, 그렇지, 그런 거지'를 연발하며 슬슬 달린다. 1킬로미터 가량은, 그 어느때보다 빠른 속도를 기록한다. 오늘 (걷기와) 달리기의 특징이 있다면, 어쨌든 멈추지 않고 이동한다는 점이다.


집을 나설 땐 밖에 나갔다 오는 것만 해도 목표를 달성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돌아가는 길엔 역시 땀에 푹 젖은 채다. 오늘은 집 앞 공원에서 스트레칭을 마무리한 뒤 카페에서 차가운 라떼를 한 잔 사서 돌아간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작성에는 13분이 걸렸다.

** 오늘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40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03일 째다.


* 위 내용은 뉴스레터 "명상과 달리기"를 통해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ailchi.mp/jaeyongpark/one-run-at-a-time

**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에는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메일링 발송이 가장 먼저. 그리고 하루 일과 중 인스타그램 업데이트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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