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재용 May 10. 2021

명상과 달리기, Day 384-85

자유 의지의 문제.

### 명상과 달리기 Day 384-85

2021년 5월 8-9일 토-일요일

아침 명상과 달리기. 저녁 달리기와 명상. 책읽기.


토요일 아침의 달리기를 달리기라고 할 수 있을까? 광주비엔날레 관람을 위해 함께 방문한 9살 조카와 기독교 성지라 할 수 있는 양림산 일대를 산책하며, 몇 차례 ‘달리기 시합’을 했다.


양림산 중턱에는 선교사들의 무덤이 모인 작은 묘지가 있다. 어느 선교사의 이름 옆에는 한국식 이름이 함께 새겨져 있기도 하고, 양림산 일대에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북미지역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그곳 출신의 여행객들은 일대의 풍경에서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도 한다.


이틀간 거의 일을 하듯 전시를 관람한 뒤 서울에 돌아온 날, 여독을 풀기라도 하듯 늦게 시작한 하루의 달리기 역시 저녁 시간에야 이뤄진다.


이제 중간 지점 즈음에 이른 반스의 책을 계속 읽고 들어보는데:


“이건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구약 성서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도처에 자유 의지 부재로 절름발이가 널리고, 자유 의지는 그림자도 없다. 신이 모든 카드를 장악하고 있고 모든 판을 다 이긴다. 불확실한 것은 이번에는 신이 어떤 수를 쓸 것인가 하는 것뿐이다. (중략) 이런 불확실한 요소는 오히려 이야기에 어떤 추진력을 제공한다.”


얼마 전 알게 된 신학자 앨빈 플란팅가의 책 [신, 자유, 악]과 더불어 언젠가 성경을 다시금 읽어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원 시절, (영문학 텍스트로서의) 성경 읽기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만 했는데, 그때 해봤어도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새삼 떠올리며.


플랜팅가의 책에 대한 어느 온라인 기독교 신문의 서평 제목은 다음과 같다. “선하신 하나님, 왜 악이 존재하나요?”


"사실 '악의 문제'는 하나님께서 전능하시고 선하다는 개념만 포기하면 크게 문제가 되질 않는다. (중략) 인간이 선한 행위만을 선택할 수 있는 세계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세계도 아니고 가장 좋은 세계도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참된 의미의 자유를 주기 위해 선과 악이 존재하는 세상을 만드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설명을 증명하기 위한 플랜팅가의 섬세한 논증은 수많은 명제들과 가정들로 촘촘하게 메꿔진다.”


참, 일요일 저녁의 달리기 중 처음으로 부상을 당할 뻔 한 순간이 있었다. 보도블럭 공사 중인 길에서 휴대전화에 크게 음악을 튼 채 노래를 부르고 있는 커플이 있었는데, 둘의 로맨틱한 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비켜달라는 말 없이 길 가장 자리로 피해 달리려다 그만 오른쪽 발목을 접지를 뻔했던 것이다. 다행히 발목을 삔 것 같지는 않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5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384-85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년 52-53일째.


* 커피 한 잔 서포트하기 (카카오페이) 링크

** 뉴스레터 "명상과 달리기" 살펴보기 링크

***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포스팅에 첨부하지 못한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함께 업데이트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명상과 달리기, Day 38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