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O 승국이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얼라인먼트를 만드는 도구'
퍼블리는 얼라인먼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입니다. 중요하다면, 어떻게 우리가 얼라인먼트를 잘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팀이기도 합니다.
그 중, 매니징 업(Managing UP)은 퍼블리가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얼라인먼트를 만드는 도구입니다. 특히 중간관리자 이상의 리더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역량이죠.
여기서 잠깐! 매니징 업이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개념부터 설명 드리겠습니다.
매니징 업(Managing UP)이란, 리포트와 매니저 관계를 위해 리포트가 해야 하는 모든 일을 뜻합니다. 리포트와 매니저의 관계 역시 인간 관계입니다. 이것 역시 관계이므로 일방적일 수는 없습니다. 모든 관계는 양방향이니까요. 매니저가 리포트를 관리하는 방법, 즉 매니지먼트는 많은 조직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퍼블리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리포트 역시 매니저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알아야만 합니다. 특히, 매니징 업 스킬은 중간관리자나 시니어 레벨로 갈수록 더 많이 요구되는 능력입니다. 관리의 레벨이 높아질 수록 얼라인먼트가 중요해지며, 매니저가 직접적으로 리포트의 업무를 모니터링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리포트로부터 들어야만 알 수 있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퍼블리의 CPO이자, 팀에서 가장 많은 리포트를 담당하고 있는 매니저로서 승국이 지난 1월, 매월 진행되는 리더 그룹 월간미팅에서 매니징 업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특히 중간관리자의 Pain Point에 포커스를 맞추어 자세히 설명해주어서, 발표를 들은 팀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CPO 승국의 발표의 전문을 퍼블리 브런치에서도 공개합니다!
어제 밤 12시까지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웃음) 매니징 업은 중요하기 때문에 컨플루언스 문서로 따로 있기도 하지만, 특히 중간관리자 이상의 리더들에게 중요한 역량이라 오늘 따로 발표를 준비해봤습니다.
페이스북의 프로덕트 헤드(Head of Product)였던 Ravi Mehta가 프로덕트 매니저(PM) 롤에 대해서 아티클을 썼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라 가져왔어요.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APM)부터 CPO까지 쭉 가면서 각 레벨별로 각 역량이 얼마나 필요하냐 정리한 것인데요. 여기서 제가 여러분께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빨간 체크 표시를 한 번 보세요. 크게 4가지 영역 중 Influencing People 영역이 있죠? 그 중 하나의 항목을 매니징 업이라고 따로 빼놨습니다. 그리고 보시면 실무자 레벨부터 C레벨로 가는 과정에서 점점 높아져요. 사실 이 역량은 실무자 레벨에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중간관리자나 리더가 되면서 굉장이 중요해지는 역량입니다.
Ravi Mehta가 설명한 매니징업 역량이 무엇인지 읽어볼까요?
즉, 매니저나 경영진을 레버리지 하는 역량입니다.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게 만드냐'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사실 이것만 보면 추상적이죠. 발표 준비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어제 다시 봤어요. 이거 보고 너무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고, 이것만 설명해도 발표 끝날 것 같아요.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리더는 실무자를 서브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여기 볼드 처리는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아티클에서 이미 볼드가 되어 있는 건데, 매니징 업의 키는 결국 ‘얼라인먼트’라는 것입니다. 중간관리자에게는 이미 다 똑똑한 실무자가 있어요. 그 사람들이 알아서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리더가 원하는 성취가 무엇인지’ 알고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알아야 잘할 수 있어요. 방향을 아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마지막 문장이 굉장히 중요하겠죠. "결국 조직의 리소스는 리더십의 목표에 가장 얼라인된 사람에게 흐를 수밖에 없다."
중간관리자의 여러 자질 중 핵심은 얼라인먼트입니다. 중간관리자는 리더를 대신해서 결정하는 사람이고, 다른 실무자들에게 또 얼라인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얼라인먼트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럼 이걸 더 잘하려면 매니징 업을 더 잘해야 한다. 특히, 퍼블리의 중간관리자라면 더더욱 얼라인먼트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부터 말해볼게요. 얼라인먼트 안 되어도 잘 돌아가는 조직도 있어요. 그런데 차이점은 우리가 지금 진짜 어려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커리어리 초반에도 이런 이야기를 참 많이 했었어요. “우리는 잡 마켓의 미스매치를 해결할 거에요"라고 말하면서 맥락을 디테일하게 다 말했지만, 끝나고 나서 팀원들이 묻는다. "그래서 우리 채용 플랫폼을 하는 것인가요?" 그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계속 한 것이었는데도 말이죠. 왜 이렇게 대화가 흐를까 생각해보니, 이게 우리 비즈니스 자체가 어려워서 그런 거였어요. 우리는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 만큼 얼라인먼트를 잘 맞춰야만 잘 돌아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단순하지 않아요. 수많은 유저간의 관계를 풀어내고, 우리가 원하는 궁극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죠. 1차원적으로 ‘잡 마켓 문제 해결해야 하니까, 채용 플랫폼 만들어야징!’ 이렇게 생각할 수 없는 거거든요. 외부에 커뮤니케이션 되는 설명은 심플한 것이 좋지만, 내부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만큼 깊고 복잡한 생각을 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요.
얼라인먼트의 실패 중 하나는 너무 ‘단순화’ 하려는 시도에서 나와요. 이 맥락에서 지표 우선주의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표를 찍으면 그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니까요. 방향에 대해서 구체적인 것들을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리죠. 우리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목표 지표를 찍는 순간, 담당자들이 우리 사업이 접근하려고 했던 철학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숫자를 맞추는데에만 집중했던 경험도 했었어요. 지표 우선주의가 폐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고요. 역할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심플한 지표를 찍고 달리는 사람도 있어야 겠지만, 적어도 중간관리자 이상은 깊고 복잡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의 싱크를 맞추기 위해서 중간관리자는 자신의 매니저에서 매니징 업을 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맞춘 얼라인먼트를 또 자신의 리포트와 맞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 중간관리자의의 역할이 참 중요합니다. 회사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내보내는 메시지는 한계가 있어요. 일방적이기도 하고, 아무리 잘 전달해도 모두가 정확히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중간관리자가 더 탄탄하게 keep in touch 하면서, 실무자 레벨과 회사의 사이에서 Alignment Liaison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결국 중간관리자는 매니징 업도 잘해야 하고, 매니지먼트도 잘해야 합니다. 둘 다 잘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어요. 샌드위치인 것 같다 생각하면서 자료에 샌드위치를 넣었습니다. (웃음) 여러분의 어려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진짜 감사하고 있어요.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면 최선을 다해서 도울 거니까 매니징 업을 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얼라인먼트는 굉장히 어렵죠. '쉬울 것이다', '단순하게 어떤 성공 공식이 있을 것이다'처럼 1차원적으로 생각할 수 없고,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문제입니다. 그냥 처음부터 어렵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많이 물어본다고 뭐라 하지 않습니다! 안 물어보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해요. "안 물어보셔도 돼요"라고 말할 때까지 물어보세요. 그리고 사실 그 말을 들었어도 계속 물어보세요. CEO인 소령이 종종 제게도 “그건 이제 더 이상 저한테 안물어보고 알아서 하셔도 됩니다” 말해요. 하지만 저는 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계속 물어 봅니다. 이건 약간 팁일 수도 있는데, 물어보면 좋은 점 중 하나가 '책임 회피'이기도 합니다ㅋㅋㅋㅋㅋㅋ 혼자 책임지기 부담스러울 때 있잖아요. 그럴 때 매니징 업해서 꼭 물어보세요. 대답 안 하면 빨리 대답할라고 따지시고요. 다들 그렇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여러분이 저한테 또 이렇게 질문하실 수 있겠죠? "그래서 매니징 업 통해서 얼라인먼트 맞추기 어떻게 하는 건데요?"라고요. 구체적인 액션 레벨에서는 물음표가 생기고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결국 전부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매니징 업을 통해 얼라인먼트 맞추는 법을 2가지 말해볼게요.
자율적인 목적 조직으로 운영되려면 각자의 결정이 존중되어야 하는데요. 그 결정들은 모두 얼라인먼트가 된 상태로 내리는 결정이어야 합니다. 얼라인먼트가 없이는 자율적인 의사결정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초반에는 매니징 업으로, 상급자에게 의사결정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그가 왜 그렇게 결정하는지 근거와 의견을 같이 물어봐야 합니다. 이게 몹시 중요해요.
어떤 사안에 대해서 리더십한테 결정해달라고 말하면서, 결정 내용만 듣고 그대로 가서 실행만 하면 안 돼요. '왜 그렇게 결정했지?', '결정의 기준이 뭐지?'를 파악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그 다음부터는 가져가지 않고 스스로도 결정할 수 있는 겁니다. 기준을 알고 있으니까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얼라인먼트가 되는 거라 생각해요.
결정해달라고 매니저에게 말할 때, 여러 안을 가져가지 않습니까. 그때 잘못된 것 중 하나가 내가 생각하는 정답 하나만 가져오는 것입니다. 퍼블리 핵심가치에도 적혀있지만, 우리는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정답 같아도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제 2의 선택지가 있을 수 있어요. 그걸 생각해야 합니다. 1개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나리오를 가져가고 그중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는 것 자체가 얼라인먼트에 도움이 됩니다.
가능하면 객관적으로 여러 선택지를 보려는 것은 일하는 사람으로서 무조건 좋은 습관입니다. 하나의 선택지만 가져가 버릇하면, 한 가지 선택지에 매몰되기 쉬워져요. 그럼 선택지에 나 스스로를 투영하고, 그게 거절 당하면 나 자신이 거절된 것 같은 심리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단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예를 들어 볼게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1과 2를 놓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봅시다.
1) 당장의 프로덕트 요구사항을 어떻게든 작동하게만 빨리 만들자. 그런데 이렇게 하면 코드가 누더기가 되어서, 점점 프로덕트 개선이 어려워짐.
2) 당장의 프로덕트 요구사항을 구현하는게 조금 늦어지더라도, 좋은 아키텍쳐와 클린 코드를 추구하자. 이렇게 하면 지속적인 프로덕트 개선에 유리함.
많은 실무 엔지니어들은 2번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아닐 수도 있어요. 3개월 짜리 SI 프로젝트면 1번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프로덕트를 계속 개선하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2번으로 가고 있을 뿐이죠. 그리고 1번의 환경이 싫으면, 1번처럼 하는 곳을 안 가는 것도 하나의 의사결정이겠죠. 이처럼 결정에는 정답은 없습니다. 더 얼라인된 결정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기준과 맥락을 아는 것이 중요해요.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면 우려 한 가지가 떠오르죠. "얼라인먼트 하려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결정이 느려지면, 결국 속도가 느려진다.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 아니냐"하는 생각이요. 물론 속도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얼라인먼트를 중시하기 위해 느린 속도도 괜찮냐고 물으면 그것은 또 아닙니다. 속도도 역시 중요해요. 애초에 얼라인먼트를 강조하는 이유도, 팀원들을 잘 얼라인시켜서 각 조직이 자동적으로 돌아가게 만들기 위해서거든요. 궁극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단기적인 투자라고 생각하면 좋아요.
언제나 밸런스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되죠. 둘 다 잡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어요. 꼭 양자택일 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니까요. 양자택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좀 더 쉽죠. 저도 그런 생각했어요. 하지만 둘 다 잡기 위해서 고민을 하다보면 더 좋은 솔루션이 분명 있어요. 어려워도 해야 해요. 스타트업을 속도를 통해서 방향을 잡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속도와 얼라인먼트 둘 다 잡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 다 잡는 하나의 방법은 ‘선 실행 후 리뷰’입니다. 실행 속도는 늦추지 않으면서 얼라인먼트도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방법이죠. 리스크가 크지 않다면 실행부터 해보고 이것이 얼라인먼트 된 결정이었는지 아닌지 논의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분명히 실행하기 전에 이야기가 먼저 되어야 하는 종류의 결정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구분하느냐. 짜잔. 갑자기 책이 나왔죠? 이 책들은 제가 '의사결정 3대장'이라고 부르는 책들인데요. 셋 다 의사결정 이야기를 하는 책인데, 콘셉트는 각각 달라요. 이렇게 3권만 읽으면 의사결정 프레임 대부분을 커버하는 것 같하요. 학습을 통해서 분별하는 능력을 키우시길. 이 '의사결정 3대장'은 중간관리자 이상은 꼭 읽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도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결정의 기준을 정하면 오히려 또 속도를 높일 수 있겠죠. 수많은 얼라인먼트 문서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시스테믹하게 결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경우겠죠? 예를 들어 엔지니어라면 '무조건 테크 리드가 코드 리뷰 하고 릴리즈한다'처럼 정해버리는 거예요. 프로세스를 둠으로써 속도를 죽이지 않으면서 좋은 결정도 할 수 있습니다. 시점을 나눌 수도 있겠죠. 사업 계획, 스프린트 계획, 이럴 때는 얼라인된 결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결정되고 실행할 때는 실행에만 포커스하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나눌 수 있어요. 결정에 집중하는 사람과 실행에 집중하는 사람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은지 해보면서 얼른 찾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추가로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 FAQ를 정리해봤고요, 이것으로 발표를 마무리하면 될 것 같네요.
제 리포트 중 한 명이 이런 얘기를 한 적 있어요. "왜 저한테 안 물어봐요?" 물었더니 "승국 바빠보여서요"라고 답하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던 것이 제가 답이 짧아요. 'ㅇㅋ' 혹은 'ㄱㄱ'라고 답하니까 귀찮아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매니지먼트와 의사결정이 저의 job입니다. 제 일 없애지 말아 주세요. 바빠 보여도 요청해야 합니다.
이건 특히 초반에 노력해야 합니다. 항상 말하듯, 초반에 어긋나면은 너무 크게 어긋나버려요. 완벽주의도 초반에 더 많이 생기더라고요. ‘초반이니까 더 잘 보여야지’, ‘다 만들어서 짠!해야지’ 같은 것들이 네거티브하게 작용되어서 misalign 되는 것 같아요. 초반일수록 이런 것까지 물어봐도 되나 싶은 것도 물어보시길.
없습니다. 리더의 생각도 계속 바뀌니까 계속 진행형으로 맞출 수밖에 없어요. 계속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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