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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에서 만난 에어쇼

헝가리 여행기 -6

by 박희성

부다페스트를 관통하는 동유럽의 젖줄 도나우 강(영어로 다뉴브 강)은 빛나는 햇빛으로 눈이 부십니다. 선글라스를 장착하고 도나우강을 따라 걸어 그 유명한 세체니 다리를 건너기 위해 도나우 강에 도착했는데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강가에 앉아 있습니다. 마치 불꽃 축제를 하기 직전의 여의도를 보는 것 같습니다. 차도도 사람으로 꽉 차 바늘조차 뚫기 힘들어 보입니다. 오래된 기찻길도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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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강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엄청난 모터소리와 함께 무언가 강에서 치솟았습니다. 아이언맨의 슈트같은 비행 슈트를 입은 사람이 하늘 높이 솓아 올랐습니다. 이어 하늘을 빙글거리며 곡예 비행을 선보입니다. 한 바퀴 돌 때마다 수 많은 탄성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옵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더 재밌습니다. 각양각색의 언어로 이곳 저곳에서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한번 더 굉음이 들려옵니다. 에어쇼가 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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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비행기가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눈 앞을 지나갑니다.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한 에어쇼인가 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행사를 즐기기 위해 국회의사당 앞으로 갔습니다. 이곳에도 역시 수 많은 사람들 목디스크가 걸릴 때 까지 하늘 높이 고개를 치켜들고 날아가는 비행기들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따라 저도 하늘 높이 고개를 치켜 세우며 비행기가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하는 것을 구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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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가 달린 복엽기부터 군에서나 볼 법한 전투기에 전투헬기까지 수 많은 비행기들이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따가운 햇살에 반짝이는 비행기는 마치 물고기처럼 날렵하게 날아다닙니다. 세체니 다리와 엘리자베스 다리를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고 다리 위에서 이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멋있겠다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곧바로 세체니 다리로 향하지만 세체니 다리는 이미 이 쇼를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동하기 전 국회의사당 앞의 자리가 좋았지만 돌아가도 이미 사람들이 가득 할 것 같았습니다. 고개는 여전히 하늘 위를 바라보며 열심히 머리를 굴렸습니다. 이 때 비행기를 따라 눈동자가 아래로 내려오니 엘리자베스 다리가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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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 사람들을 보자마자 에어쇼가 끝날까봐 얼른 달려갔습니다. 가까스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는 순간 저 멀리서 복엽기 편대가 이쪽으로 날아옵니다. 눈 앞까지 날아오는 복엽기들을 보니 다리가 꿈쩍하지 않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는 비행기들은 순식간에 머리 위를 지나갑니다. 다 큰 어른들도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환호성을 뿜어 냅니다.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피터팬이 된 마음으로 생에 처음의 에어쇼를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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